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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Sep 04. 2017

자두 그리고 키위

자두와 키위 농가들 이야기

* 의성 자두 농가

수정이 안 된 자두

▶ Q : 착과가 예년의 80% 수준입니다. 수정이 되지 않아 크기가 작은 과실들은 그냥 놔두어도 내년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 A : 일손이 있다면 제거하는 것이 당연히 좋겠습니다. 우선 정상적인 과실이 달려 있는 곳에 그런 미수정 과실이 있다면 양분을 서로 나눠먹으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고, 정 일손이 부족하다면 수정되지 않은 과실들만 달려 있는 가지의 경우에는 양분이 그렇게 많이 이동하지 않으므로 일단은 놔둬도 내년 수확량에 큰 영향은 없을 겁니다.

▶ Q : 올해 고온 현상이 심해서 수분수의 화분(꽃가루)이 암꽃에 도착하기 전에 말라버려 수정이 잘 안된 것 같습니다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A : 화분에 관련하는 요소는 아연이므로 아연 비료를 개화 전에 공급하거나, 수확 후에라도 잎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시비해주면 다음 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1㎡당 황산아연을 1~2g 정도 주면 됩니다. 

▶ Q : 이 지역은 겨울에 영하 15℃에서 20℃까지 내려가서 동해가 심한데 시비관리를 통해 예방할 방법이 없을까요? 현재는 봄에 20%, 가을에 80% 정도로 나누어 시비하고 있습니다

▶ A : 봄에 30~40%, 가을에 60~70% 정도로 조절해 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질소질이 높으면 동해에 약해지고 칼륨이 높으면 반대로 강해지는 특성을 감안하여,  감사 비료(수확 후 비료)로 칼륨이 높은 비료를 주면 좋겠습니다. 감사 비료는 늦어도 잎이 50% 이상 남았을 때 시작하셔야 합니다.

▶ Q : 세포분열에 인산이 필요하다고 하니, 착과 후에는 인산도 다량 공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A : 과실의 비대는, 세포가 분열해서 세포 수가 많아지는 단계와 그렇게 분열한 각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세포 분열 단계에 인산이 많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만, 인산은 이동이 아주 느린 양분이라서 추비 단계에서 토양에 주면 뿌리로 이동해 흡수되기엔 늦으므로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어쨌든 인산은 용탈도 많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래뉼 비료로만 관리하실 때에는 기비에 신경 쓰신 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물론 관주 시설이 있다면, 수용성 비료로 조금씩 꾸준히 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지만요.

▶ Q : 2~3년 전까지 괜찮던 나무가 회복이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A : 너무 긴 가지는 끝까지 양분이 도달하지 않으므로 잘라서 새순이 나게 유도하고, 밑으로 쳐진 가지는 밑을 받쳐주어 위로 유인하세요. 수세 회복을 위해 요소를 엽면 시비해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보성 키위농가


▶ Q : 12년생. 5~6년 전부터 유박만 살포합니다(50포/850평). 4종 복비로 엽면시비 하고요. 

그런데 최근 전체의 약 10% 정도의 나무에서 초봄부터 엽맥이 황화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이 지역이 논이었는데 토양이 너무 점질이어서 그런가요? 

▶ A : 유기물은 주로 CEC(양이온 치환 능력, 땅심)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이것도 토양과 혼화 되었을 때에나 효과가 높습니다. 그리고 실제 비료는 따로 시비를 해야 합니다. 즉, 선생님께서는 비료 효과가 크지 않은 유박만을, 그마저도 효과가 떨어지는 방식으로 주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남아있는 잎들만 봐도 여러 가지 양분 결핍을 볼 수 있지요? 이미 스프링클러 관주 시설이 되어있으니 수용성 비료로 빨리 대응하시면 좋습니다.

▶ Q : 스프링클러가 전 토양을 적시므로,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녹여서 분해시키는 데는 문제 없지 않은가요?

▶ A :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거기까지 이해하셨다면, 스프링클러 높이를 좀 더 낮추면 더 좋겠습니다. 뿌리는 수분을 따라 자라므로, 수분과 비료 주는 지역을 나무 근처로 집중하면 양분 유실도 더 적어지니까요. 

▶ Q : 초생재배에 대한 의견은?

▶ A : 초생재배를 하면 통기와 배수성이 좋아지고, 풀이 죽은 후에는 자연 멀칭 역할도 하므로 좋습니다. 안 그래도 키위는 뿌리가 얕게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에 초생재배로 뿌리가 더 얕아지는 경우엔 특히 수용성 비료로 물과 양분을 같이 공급하면 더 좋습니다.

▶ Q : 무슨 얘긴지 이해하겠습니다. 일단은 작업성 때문에 스프링클러 고도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수압을 조정해서 관수 반경을 줄이고 관주용 비료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골드키위농가

 

 Q : 과수원의 일부엔 농약살포를 위한 Fog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일부엔 미니 스프링클러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미 과실을 많이 달아놓은 상태인데 잎에서 망간, 철, 아연 등의 결핍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비료를 주면 다시 영양생장을 시작할까 봐 질소 성분이 들어있는 비료 사용이 매우 꺼려지네요.

 A : 지금은 1-1-4 정도의 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9-11-37이라는 비료는 여기에 딱 맞네요. 선생님께서는 이 제품에 함유된 9%의 질소를 우려하지만, 이는 잎의 동화작용을 지속하기 위한 에너지 보충 차원으로 보셔야 하고, 중요한 것은 질소보다 4배 많은 칼륨의 비율이 포인트입니다.

 즉, NPK 각각의 함량보다는 각 성분간 비율이 중요한데, 이미 생식 생장이 시작된 상태에서 이 정도의 질소 비율로는 영양생장이 재개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질소와 칼륨의 비율이 더 중요합니다.

 키위는 대체로 양분관리에 매우 관대한 작물에 속합니다만, 이 과원은 전체적으로 수세가 약하고 적지 않은 야양분 결핍이 보입니다. 물론 수확기에 근접해서는 질소 성분을 주의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은 1-1-4에 약간의 요소를 더 넣거나, 2-1-3 정도의 비율로 2주 간격, 2회 더 시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나무들이 너무 쇠약해서 과실들을 제대로 키울지 걱정될 정도이거든요. 물론 미량요소가 종류별로 모두 들어간 비료가 더 좋습니다.

 더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같은 비율의 수용성 비료로 엽면시비를 병행하면 더 좋겠네요. 엽면시비는 10일 간격으로 3회 정도 진행하면 눈에 띄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정상으로 돌아오면 원래대로 1-1-4 비율로 관리하시면 됩니다.

미량요소 결핍으로 지친 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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