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주인공이야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나야지.라고 생각은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가 갑자기 사레가 들렸다. 놀라서 잠이 달아나는 바람에, 눈을 뜨니 일어나야지 했던 시간보다 훌쩍 지나가 있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이 어딨겠어. 적당히 마음을 추스르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결했다.
그리고 오후의 스케줄은 커피 한 잔과 함께하고 싶어서, 선물로 받았던 커피를 바꿔와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의 책은 돈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추천받은 책이었는데, 마음을 콕 파고들며 내 눈을 사로잡은 문장이 있었다.
영어 ‘genius’는 ’ 우리 안의 지니(Geni-in-us)‘의 줄임말이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마법사 지니가 살고 있다는 얘기다.
-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 / 로버트 기요사키
천재, 재능을 뜻하는 지니어스.
영어단어를 외울 때는 항상 그 단어와 뜻만 외우며 종이에 까맣게 써 내려갔지 그 어원에 대해서 살펴본 적은 없었다.
이런 뜻을 가지고 있었구나. 내 안에 있는 지니.
<알라딘>을 보면서 왜 지니는 세 가지 소원만 들어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세 가지 소원 중 한 가지를 무한대의 소원을 들어줘라고 해도 들어줄까? 내가 지니를 만난다면 나는 세 가지 소원에 어떤 걸 얘기할까? 어쩌면 꿈만 같은 그 이야기들에 그저 웃어넘겼던 건 어차피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을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램프를 만나기 위해서는 사막을 지나 그 사막에서 사자의 입을 통해 들어가서 만나야 해. 나는 사막을 건너갈 자신도 없고, 사자의 입을 들어갈 용기도 없어. 무섭잖아. 거기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니니까 들어줄 수 있는 지니는 없어.
어쩌면 빠르게 단정 지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니’가 내면에 있는 마법사 지니라고 하니 마음이 괜히 울렁거렸다.
나는 내면의 지니를 어떻게 했을까? 꺼냈는데 다시 넣었을까, 아님 다른 것에 의해 묻었을까.
아니면.. 꺼낸 적도 없었을까?
내면을 들어가려고 조금씩 파고 있는 중이라서 더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렴풋이 드러났을 거라는 재능. 몰랐던 재능만 찾아가기 위해서 나를 알아야지 했던 건 아니지만, 찾아가다 보면 그 재능도 다시 떠올릴 수 있겠지. 아니면 지금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림과 글쓰기처럼.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어떤 것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법사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던 거라면 이미 나는 주인공이라고. 주인공은 원래 많은 역경을 뚫고 성장하는 거니까. 좀 유치하지만, 유치하면 또 어때.
어쩌다 만난 문장이 눈에 밟히면, 이제는 그 문장에 대해 더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야지. 아니, 가져!
일기일회, 오늘의 한 줄 : 다음에는 자스민을 그려볼까. 나는 알라딘보다 자스민이 더 멋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