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립과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Data Rights
2010년 작, “소셜 네트워크”는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몇 번 노력했으나, 끌까지 보지 못한 채 넷플릭스에 “찜”만 했던 영화였다. 늘 초반의 마크와 에리카의 숨 막히는 대화와 Twin 아미 해머의 조정신에서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하였다. 지난 10월의 신규 넷플릭스 영화인 트라이얼 오프 더 시카고 7 (The Trial of the Chicago 7)를 보고, 이 뻔하고, 1968년 배경으로 시각적으로도 익숙하지 않은 (개인적으로 히피 스타일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영화가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심지어 감동까지 받았다. 연출진을 알아보니, 감독과 각본을 담당한 아론 스킨 (Aaron sorkn)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평론가 이동진에 따르면 “대화”를 가장 잘 써 내려가는 각본가라고 한다. 바로, 그 아론 스킨이 “소셜 네트워크”의 각본가이다. 그리고, 아론 스킨은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다.
[영화 기본 정보]
제목: 소셜 네트워크 (Social Network) (2010년)
감독: 데이빗 핀처 / 각본 : 아론 스킨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미 해머
내용 :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 영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창립에 얽힌 하버드 생들의 우정, 배신 그리고 성공에 대한 이야기
영화 초반에 애인과의 대화와 학교 위원회에 슬리퍼로 참석한 스타일에서 주인공 마크 주커버그를, 혈통과 학교를 중요시하는 일종의 엘리트 의식이 가득하고, 권위와 기득권에 종속적이지 않은 천재로 그린다. 그리고, 과거의 페이스북 창립 과정과 현재의 소송을 교차해서 보여주면서, 마크가 선택한 몇 가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의 “기준”에 대한 윤리적 가치 판단에 의문을 던진다.
공동 창업자 “왈도”에게 공정했는지, 윈클보스 형제의 “하버드 커넥션” 아이디어를 의도적으로 “페이스북” 개발에 차용했는지, 친구들에게 의도적으로 나쁜 행동을 했는지 (애인/왈도/숀에게~)
영화는 마지막에 마크의 명함을 보여준다. “I’m CEO.. Bitch”’라는.
그리고 마크는 막내 변호사에게 본인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변호사는 역사 창조에는 악역이 필요하고 마크 스스로 그 악역을 자칭한다고 말하다.
“Creation myths need a devil.”
“You’re not an asshole, Mark, You’re just trying so hard to be.”
영화 초반에 헤어진 애인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하고 계속 F5(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는 장면 위로, 소송 결과 이후와 마크가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난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바로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닐까? 영화 마지막에서 변호사는 소송 협의를 제안하면서 배심원에게 “마크의 호감도 Likeability”가 낮을 것이라고 한다. 이 "Likeability”는 바로 “Digital Kleptocracy”를 폭로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 “거대한 해킹”에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거대한 해킹(The Great Hack, 2019년)은 2016년 미국 대선의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digital network 전략을 이끈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고객 정보를 가져와서 성향을 파악해 대선에 이용한 데이터 스캔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2016년 미국 대선 유권자 중 하나인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부교수 데이비드 캐럴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Can I see the data you have on me”라는 질문을 던졌고, 거절당한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내부고발자의 영국 청문회 과정을 보여주고, Data rights를 심도 깊게 추적한 캐롤 캐드윌러드 기자는, 친구와 대화하고 아기 사진을 공유하는 플랫폼에서 정치적인 설득 행위가 발생하여. 우리를 연결하려고 만들어진 플랫폼이 무기화된 현실을 들려주고, 페이스북으로 인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소셜 네트워크 영화를 보고 거대한 해킹 다큐를 보면서, 어쩌면 영화에서 아주 큰 화두를 던진 것은 아닐까 싶었다. 개인의 일상에 아주 깊숙하게 들어와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개인의 행동을 설득하고 인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플랫폼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플랫폼 리더의 책임은 무엇인가라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캐럴이 요구한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죄를 받았지만 캐럴은 개인 정보를 돌려받지 못했다.
“Data rights are human rights.”
우리는 그 데이터 권리를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