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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라 Apr 19. 2024

몬타나 으아리

몬타나 으아리를 심었다. 2번째 시도다. 10년 전에 한 쪽 벽면을 덩굴이 올라가도록 만들고 제법 큰 몬타나 으아리를 심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았는지, 세심하게 보살피지 않았는지 오래 살지 못하고 멸종했다.


여리고 소담한 느낌, 비오는 날의 수채화같은 느낌의 몬타나 으아리가 좋아서 재도전했다. 테스트라 생각하고 작은 걸로 12개를 샀다. 이번에는 흙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잘 자랐으면 좋겠다.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 예전에도 화분이고, 지금도 화분인데, 땅에 뿌리내리고 싶은 건 아닌지. 인간의 삶도 작은 화분에 뿌리 내린 삶과 넓고 깊은 땅에 뿌리 내린 삶이 있다. 좁은 화분에 뿌리 내려놓고 넓은 땅에 뿌리내렸다고 착각하는 것이 인생이다. 한 치 앞 땅을 보지 못하고 화분 속에 갇혀 사는 것이 인생이다.


작은 화분 속에서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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