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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tory Oct 31. 2017

재미있는 논문 이야기 (25)

분석결과  해석

분석결과 해석 실전


세상에 100%라는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설명이 통용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도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그저 그런 결과를 가지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도 있고, 뛰어난 가치를 가진 결과를 가지고도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논문 주제를 잡고 좋은 자료를 모아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눈앞에 펼쳐진 현상이나 이슈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에 대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이슈를 잡아내는 예리한 감(感)과, 분석하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겠지만 말이다.


분석결과를 해석 또는 설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본다는 것이다. 

혹자는 1+1은 2지, 1이나 3이 될 수 없지 않느냐는 반문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누군가 “‘1’이라는 숫자를 정확하게 1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우리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1’이라는 숫자를 정의할 때, 99% 1에 가깝다고는 얘기할 수는 있지만, “100% 1이야”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건 모든 학문에서 마찬가지다.



특히, 사회과학에서 모든 현상에 대해서 정확한 답 또는 이유가 없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모든 모형은 외부환경에 대해서 영향력을 어느 정도 무시한 채, 현상을 표현하는 A와 이유를 설명하는 B 간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이 상수(常數)라고 할 때...”라는 ceteris paribus의 전제가 항상 따라다닌다. 


모형에 따라 외부환경을 철저하게 통제한다는 가정을 하기도 하고, 내생변수와 외생변수를 동시에 모형에 집어넣어 추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기에도 항상 가정(假定)이 따라다닌다. 

고전적인 경제학에서는 “주변에 다른 나라는 없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여기에는 너와 나 둘만 살고, 식량을 얻는 방법은 물고기를 잡는 것인데, 물속에 살고 있는 어종은 숭어와 메기 2종류 밖에는 없다고 가정하자” 등등. 현실성 없는 가정이 늘 따라다니지만, 이러한 가정을 가지고도 노벨경제학상도 받는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볼 때, 현상을 설명하는 이유에는 가정(假定)이든, 남이 연구를 해서 가치 있는 논문으로 인정받은 논문을 인용(引用)하든, 그냥 일반적인 상식에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떡이게 할 수만 있다면 그건 논문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거짓된 결과를 가지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은 학자로서의 자질 문제이니 여기서는 일단 패스하도록 한다.


분석의 결과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익히자!


자~~ 지금까지 얘기한 ‘분석결과의 해석 방법’을 이해했다면, 일반적으로 저널 논문에서 분석결과의 해석이 어떠한 형태로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인지 살펴보자.



Tip 24. 분석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만약, 계량적인 모형을 사용했다면, 우선, 각종 통계적인 수치를 먼저 설명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모형의 설명력을 나타내는 통계량이 유의미한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 각종 검증 계수가 문제가 없다든지 등등의 설명을 우선적으로 하면서 해당 모형이 통계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이후의 모형에 관한 설명이 전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때에 따라서는, 똑같은 변수들을 사용하지만, 여러 개의 통계모형을 돌려 비교함으로써 신뢰성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심사위원도 많다.

둘째, 모형의 통계를 나타내는 표의 경우, 철저하게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통계모형에서 가구소득을 HHINC로 표현했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모형의 통계표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들이 그 변수의 의미를 찾다가 지쳐서 논문을 덮게 된다. ‘가구 평균소득’ 등으로 알기 쉽게 고쳐줘라. 기호가 난무하는 통계 결과는 필자 역시 짜증이 나서 좋은 심사결과를 안 줄 때가 많다. 

셋째, 최소한 한 개에서 두 개 정도의 결과에 대해서는 통계치를 그대로 보여주도록 하자. 예를 들어, “쓰레기매립장, 폐기물시설 처리장 등에서 멀어질수록 주택 가격은 상승한다”라고 단순히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NIMBY시설에서 1㎞멀어질 때, 3.3㎡당 가격은 1백만원이 상승한다” 등으로 설명함으로써, 내가 만든 모형을 독자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알려줘야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끝까지 논문을 읽어나갈 것이다. 물론, 모든 결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으니 지양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중요한 결과들에 대해서는 내가 분석한 결과가 맞는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한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설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가급적 선행연구에서 논의된 결과들이 나의 결과를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끊임없이 인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앞의 Episode 12에서 나온 ‘버스정류장과 직주근접의 관계’에서, Punpuing & Ross(2001)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애주기에 따라 익숙해진 교통수단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고 이를 당연시하기 때문에 출퇴근하는 직장까지의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을 했다. 기존의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포함시키는 순간 당신의 분석결과는 빛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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