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story Oct 31. 2017

재미있는 논문 이야기 (29)

졸업과 진로

Episode 16 (졸업과 진로)


행복한 순간은 잠시


꿈에도 그리던 졸업이다.
부모님과 누나가 와서 축하를 해주고, 미국에 있는 형도 축전을 보내줬다.
최근 사귀기 시작한 여친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부모님께 인사도 시켜줬다. 절친 상섭이와도 사진을 찍으며, 익살스러운 표정도 짓는다.

“아~~ 조~타...”



“야~~~ 일어나!” 일그러진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헉~~! 꿈이었어?” 행복한 꿈이었는데...



엄마는, “해가 중천인데 뭐 하고 있냐?” “학위 논문 심사가 통과를 했으면 취업을 하든지 박사과정을 가든지 대책이 있어야지, 맨날 잠만 쳐 자고...”


“......”


엄마 등살에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어제 들어온 그대로 가방을 들고 학교로 향한다.


무엇을 해야 할까?


논문 심사를 통과하면 끝난 줄 알았는데... 이제부터 뭘 할지 또 결정해야 한다니...



학교에 도착해 상섭이를 불러내서 커피자판기로 향했다.


“넌 졸업하고 뭐하냐?”

상섭이는 “난 지난번 OO기업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학위를 따면 입사하기로 정해졌어.”


“와~! 넌 왜 모든 게 그리 쉽냐?” “대기업도 그렇게 쉽게 가냐?”
그렇게 말하면서... 문득 자괴감이 든다.


“쉽기는... 4차 학기 시작하자마자 수십 군데 지원해서 겨우 한 군데 된 건데.”
“논문 쓰면서 취업 준비해야 딱 맞춰서 취업을 하지”
“대학 4년, 대학원 2년을 돈만 가져다 바쳤는데, 이제는 돈 벌어야지.”


“그래, 네 말이 맞다.”

왠지 더 이상 얘기하기 싫어서 여친인 수지한테 전화를 했다.


“뭐해? 시간되면 밥이나 먹자~.”


“음... 오늘은 안 되는데, 오후에 회사 면접보고 저녁엔 부모님하고 식사하기로 해서...”


“그래, 할 수 없지... 내일 보자.”


가만히 보면, 나만 아무 대책 없이 논문 심사만 통과되면 다 되는 걸로 착각하면서 산 것 같다.
“다들 언제 저렇게 준비해서 취직도 하고, 또 논문 심사 끝난 지 얼마 됐다고 면접을 보러 다니냐...?”


“대학원 박사과정은 지도교수님이 받아줄 것도 같은데...”
“박사과정이나 갈까?”

“아니면 유학이나 갈까? 유학은 갈 수 있을까?” “집에서 유학자금까지 대주실 수 있을까?”



(연구실)


“진우형~.”
“나 유학 갈까 생각해봤는데, 지금 준비해서 갈 수 있어요?”


“외국 대학들은 보통 1~2월이면 원서 마감하고, 늦게 받는 데는 6~7월까지도 받기는 하는데...”“근데, 넌 토플하고, GRI는 봤냐?”


“아니요?”


“그러면서 무슨 배짱으로 유학 타령을 하고 앉아있냐?”

“한 1년은 준비해야 갈 수 있겠네”
“그냥 취직이나 해~”


“취직도 준비 못해서, 중소기업에나 가야 할 것 같은데, 학력이 넘쳐서 오히려 취직이 안될 것 같은데...?”
“형! 그냥 지도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이나 할까?”


석사와 박사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넌 논문 쓰는 게 쉽냐?”
“학위논문 쓴 게 논문 제대로 쓴 거라고 생각해?”
“아직 멀었다! 이 놈아!”



“아~씨!”
“형! 그래도 내 논문 칭찬받았단 말이야~”


“야~바르셀로나에서 날고 기는 이승우도 성인 국가대표팀 하고 실력 격차가 있어서 안 뽑아주는데, 기껏 석사학위 논문 하나 쓴 놈이 박사학위가 우습게 보이냐?”
“프로 하고 아마추어의 차이가 없냐고~? 이 모자란 것아”


대략 난감이다. 취직도, 박사학위도 다 어렵다고 하면,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앞날이 깜깜하다......”



Tip 28. 학위의 취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고행의 시작!

열심히 공부해서 학위논문만 통과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학위 공부하면서 취직 준비, 유학 준비 등등 진로에 대한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하고, 그래야만 나한테 맞는 진로를 정해서 지체 않고 갈 수가 있다.

힘들고 바쁘시겠지만... 학위는 시작이지 끝이 아니란 것을 명심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너무 허무한 얘기일까?

그런데 어떡하겠는가? 그게 우리의 길이라면 또 한 번 도전해서 끝을 볼 때까지 해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재미있는 논문 이야기 (2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