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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 asatoma Nov 22. 2024

젖은 -

이게 뭔가 했다


그럭저럭 내놓을 글을 추리려고

지난 봄부터 쓴 글들을 모아 보니

대략 90개 정도 되었다


단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기는 했는데

글도 아니고 글이 아닌 것도 아니고

사연 있는 주정뱅이 줄 주정보다 못한 다발이라

이것은 무엇인가 했다


눈 위에 찍어 놓은 새의 발자국보다 울림이 없으니

봄이 와 눈이 녹는다 해도 두려울 것 없겠지만

지난 시간이 봄날 흙탕물 같다 싶었는데


딱 맞는 표현을 찾았다


젖은 휴지!


물에 젖은 휴지.


처음부터 별 쓸모가 없었지만

물에 젖어 더더욱이 쓸모가 없어진

볕에 말린다고 해도 한 덩어리가 되어버려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물에 젖은 휴지


눈물이나 땀에라도 젖었으면 사연 있는 젖은 휴지가 되었을 텐데 이건 뭐,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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