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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VAN Sep 17. 2018

갑자기, 가을

정말 더웠다.

더워야 여름이지 싶지만, 견디지 못할 정도로 더운 적은 올 여름이 처음이다. 에어컨을 달고 살다가 어느 순간 전원을 끄게 되었다. 하늘이 높아지는가 싶더니 연일 구름이 ‘아트’스럽다. 이제 좀 살겠다 싶어 블링의 제군들과 함께 ‘최애’ 돼지갈비 집 경상도집을 찾았다. 술과 낭만이 흐르는 그곳에 고기도 있었다. 사무실에서 볼 수 없는 환한 미소를 보았다. 이러다 금방 추워지다 못해 ‘한파’가 찾아오겠지. 정말 ‘찰나’와 같은 가을이기에 마음껏 누리고 싶고 그러라고 권하고 싶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읽었다면 책을 덮고 돌돌 말아 뒷주머니에 꼽고 얇은 외투를 걸치고 나가라고 얘기하고 싶다. 동네 공원 벤치에 가서 잠깐이라도 누워있어 보자. 앉아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18년 가을은 내일까지 기다려주지 않을지도 모르니 손끝에서 발끝까지 신경을 곤두세워 온몸으로 만끽하라. 대신 뒷주머니에 꽂았던 <블링>은 절대 버리지 말고 나중에 화장실 갈 때 정독할 것. 뭐 어딘가 버려두고 가도, 누군가에게 뜻밖의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201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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