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TEVAN Oct 16. 2018

ONLY ‘USA’

물론 온리 ‘사우스 코리아’도.


정말 기가 막힌 ‘미드’를 접했다.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서. 누구의 추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정주행 하느라 피곤해서 빨갛게 충혈된 그의 눈과 하품만이 기억날 뿐. 다행히 제목을 잊지 않았다. 아이폰 음성 메모 기능은 신박하다. 이번엔 시리가 큰 도움을 주었다. <홈랜드>. 보통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제목을 가진 ‘미드’의 특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주연배우는 무조건 신뢰하는 데미안 루이스(또 다른 ‘띵작’ <빌리언즈>도 ‘강추’)와 무려 클레어 데인즈. 그녀는 30대 후반들에게 ‘줄리엣’으로 통한다. 물론 ‘로미오’는 디카프리오. 데미안 루이스의 연기력도 출중하지만, 클레어 데인즈의 연기력은 그냥 극 중 역할이 아닌 그 사람 자체가 싫어졌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한마디로 연기가 연기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외향적인 모습까지도 ‘올인’한 듯 보인다. CIA 요원인 그녀의 조울증으로 인핸 감정 기복은 극 중 인물을 포함한 시청자들까지 휘저어놓는다. 시작은 이렇다. 파병을 다녀온 미국 해병대원이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어쩌면 알카에다로 대표되는 중동세력에 전향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시즌 중반이 되도록 알 수 없는 상황은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정주행 하려는 독자들은 그만 읽도록. 분명히 경고했다.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심지어 그는 죽음을 맞는다. 현재 아홉 번째 시즌이 진행될 예정이고 대한민국 넷플릭스 기준으로 여섯 번째 시즌을 소화했다. 정말 단순할 수도 있는 키워드를 다양한 각도에서 인물들로 상황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에 감탄 또 감탄했다.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은 미국이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대한민국과 굉장히 닮아있는 부분도 있고.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흔히 러시아, 중동 국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내부의 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는 이 ‘미드’는  정치 문외한인 에디터의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으로 시청자를 설득한다. 


얼마 전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공작>도 대한민국이니까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다. 분단국가에서 있을법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 조금 새로웠던 건 서로 날을 세우고 대치하고 있지만 한민족으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였다. 이전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냈다면 <공작>은 그때 당시 정치상황과 등장인물의 심리를 통해 짜릿한 웰메이드 스릴러를 완성했다. 분단국가인 남북의 대표, 문재인과 김정은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마냥 감격적인 순간이라고 해도 모자라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건 사실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수년 후에 지금의 이야기를 담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나올지. 결론은 <홈랜드> 다음 일곱 번째 시즌 대한민국 넷플릭스에 ‘언능’ 공개해주길. 


2018. 10

작가의 이전글 갑자기, 가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