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UX에서 흔히 발생하는 20가지 실수'를 읽고 공감 못한 것
미디엄에서 읽은 아티클, '나쁜 UX: UX에서 흔히 발생하는 20가지 실수(Bad UX: 20 Common Mistakes in User Experience)'에서 어떤 부분에 공감했고(1편), 공감하지 못한 부분과 확신이 서지 않는 건 어떤 지점이었는지(여기가 2편) 정리해 봤다.
#5 — 3번 클릭 규칙 위반 (Violation of the three-click rule)
이번 아티클을 읽을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항목이다. '정말로'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에 도달하기까지 '3번 이상' 클릭을 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실제로 이 때문에 찾아봤던 페이지가 하나 있다. UX에 관련된 미신을 논증하는 UX Myths.
이 글에 따르면 그동안 불문율처럼 다뤄진 '3번 클릭', '2번 탭' 규칙들에 대한 믿음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이 규칙들은 반박하는 근거 자료들이 몇 가지 있었다.
1. Jakob Nielsen의 사용성 연구에 따르면,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3번 대신 4번 클릭으로 디자인이 바뀌었을 때 사용자가 사이트에서 상품을 찾는 능력이 600% 증가했다.
2. UIE 사용성 테스트에서는 사용성의 키가 클릭 횟수가 아니라 정보가 제대로 매칭된 링크로 밝혀졌다.
위 글을 말마따나, 정말 중요한 것은 탐색이 얼마나 쉬운지 여부이다. 사용자가 클릭 자체를 의식하지 않게 만든다면, 몇 번 더 클릭해야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개의치 않을 것이다.
#10 — 복잡성을 요구하는 비밀번호 (Complex password requirements)
물론, 나조차,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할 때 복잡한 비밀번호를 요구하면 짜증이 나기는 한다. 해당 아티클은 이것이 사용자가 서비스에 계정을 만드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어느 정도 공감은 된다. 하지만, 해킹 또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건'에 대비하지 못해 사용자들을 '영영' 떠나보내느니, 가입 단계에서부터 신뢰를 쌓아놓고, 실제로 사용자도 서비스도 안전해지는 쪽이 장기적 관점의 UX에서는 옳은 일 아닐까?
#9 — 짜증 나는(?) 색 구성 (Annoying color scheme)
시각적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못한 알못의 고민일 확률이 높으나(...) 어울리는 색 조합,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색 조합이 필요하다는 지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걸 '누가'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물음표가 띄워진다. 정말 최악의 색 조합이 아닌 이상,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실제로 요즘, 이전에는 '이걸 정말 서비스나 프로덕트 메인 컬러로 쓸 수 있나?' 싶었던 컬러들이 '힙'의 상징이 되는 경우를 더러 보고 있다. 쨍한 컬러라고 무조건 피로한 것도 아니고, 옅은 컬러라고 무조건 편안한 것도 아닌 듯하다는 게, (다시 한번) 알못의 고민이다. 중요한 건, 어떤 컴포넌트에 어떤 색깔을 써야 가장 효율적인 동작이 가능할지 여부가 아닐까. 활성화 버튼을 회색으로 쓰면 안 되는 것처럼.
#11 — 캡챠의 남용 (CAPTCHA overuse)
캡챠는 나 역시 주로 구글 서비스에서 자주 보고 있는데, 웹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이 사람인지 봇인지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테스트 프로세스다. (ex, 신호등이 보이는 그림은 모두 클릭하세요)
캡챠라는 콘텐츠의 구성과 디자인 이슈를 떠나서, 캡챠를 쓴다는 것 자체로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 단계가 1개 더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외되면 좋은 이슈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경우라면? 이 부분 역시 개인적 학습이 덜 되어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해당 아티클에서는 '로봇이 있을 리 없다'는 취지로 캡챠의 효용성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100% 동의할 수 없는 항목에 포함시켰다.
#16 — 인증 이슈 (Authorization issues)
해당 아티클에서는 이 이슈와 관련해,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시 사용자가 적합하지 않은 아이디 또는 비밀번호를 입력했을 때 재작성을 요청하는 빨간 문구 사례를 다뤘다.
사용자가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에 자꾸 제약을 받는 건 무조건 지양해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티클이 이에 적합한 논리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느꼈다.
'인증은 전환율을 높이는 요인인데, 왜 그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나요?'
이 말 한마디로 모든 당위성이 설명되는 것일까? 좀 더 탄탄한 논리로 이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수는 없을까? 개인적으로 좀 더 고민해보고 싶은 이슈였다. 최근 인증을 간소화하는 금융 서비스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좀 더 깊은 고민이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UX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정답이 없는' 분야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른 업계에 비해 논의나 연구가 활성화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발 빠르고 부지런한 사람이 '정답을 선점하면' 그게 정답이 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연차와 경험이 쌓일수록 그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제는 '정답이 없는 만큼 검증과 반박이 필요한' 분야가 UX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들어 자꾸, '~에서 ~하는 ~가지 방법'이라는 글만 보면 '정말이야?!'라며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아직 배워가는 입장이라 모든 게 신기하고 끄덕거리게 되지만.
1편: https://brunch.co.kr/@shim-shim/125
아티클 출처: https://medium.com/@FlowMapp/bad-bad-ux-20-common-mistakes-in-user-experience-d30301ba686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