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으로서는 한 번쯤 가봐야 하는 곳이지만 여행의 피로가 조금씩 쌓여가는 시점에서 거리가 있는 케이블카까지 가기가 피곤했다.
기왕 리조트에 온 김에 피로도 풀 겸 마사지도 받고 수영도 하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마사지를 급히 예약하고 리조트에서 보내주는 버기카를 타고 갔다. 호찌민에 와서도 그곳에서의 스파를 잊지 못해 두어 군데서 같은 스톤 마사지를 받아보았지만 시원찮았다. 파도소리는 지칠 줄 몰랐고 뜨거운 돌은 피부 위를 지지며 지나갔다. 정성스러운 마사지사의 손길에 마사지가 끝나고 팁을 주니 함박웃음을 짓는다.
베트남에서 마사지사의 월급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일반 직원들도 그러하겠지만 베트남의 물가를 보면 우리나라의 절반 혹은 비슷한 수준인데 어떻게 현지인들이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이후 호찌민에서 현지인 친구를 만나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마사지 이후 수영을 하러 갔는데 하던 와중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거침없이 비가 쏟아진다.
우기에는 항상 구름이 잔뜩 하늘을 뒤덮고 있어 비가 언제 올지 예측 불가능하다. 다행히 밤이 되니 조금 잦아들어 야시장에 갈 수 있었다.
반짱느엉
과육이 가득한 코코넛주스
푸꾸옥의 야시장은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전날 밤 다녀온 그랜드월드 야시장, 다른 한 곳은 시내에 위치한 이곳이다. 이곳의 야시장은 진주 가게부터 한국어를 쓰며 호객을 하는 땅콩가게들과 다양한 간식들로 가득하다.
반짱느엉은 피자 같은 비주얼로 현혹하지만 맛은 생각과 다르다. 이후 베트남 친구들과 호찌민에서 다녀온 반짱느엉은 맛있었기에 가게마다 편차가 있다는 걸 알아두자.
엄마와 함께 일하는 아이
철판아이스크림 아저씨네
야시장의 길이 거의 끝나가는 곳에 아이들이 잔뜩 몰려있어 눈길을 끄는 가게가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은 곧 내가 좋아하는 맛이라는 의미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가게는 코코넛 캔디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베트남어를 잘 못 알아듣는 우리에게 아이가 영어로 twenty라 말하며 20,000 VND이라고 알려주었다.
하나를 사는데도 따뜻하게 웃어주는 모자가 고마웠다. 그래서 철판 아이스크림을 아이에게 사주고 싶어 사서 녹을까 싶어 얼른 달려갔지만 아이는 시간이 늦어 간 것인지 없었다.
아쉽지만 아주머니에게 전해드리고 갔다. 어머니의 일을 도와 웃으며 일하는 아이의 모습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베트남에서는 부모님의 일을 도와 가게에 나와 일하는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그 아이들은 일하는 것이 즐거운 것일까 혹은 그냥 세상이 행복한 것일까 항상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