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울림 Jul 22. 2022

[베트남 여행#6]호찌민, 알로~ 밥 먹자 비둘기야

중앙우체국 앞 짤랑짤랑 비둘기 아주머니

호찌민 상공

비행기가 무사히 떤섯넛 공항에 착륙을 하고 마중을 나온 친구를 만났다.


2년 반만의 만남에도 어색함은커녕 드디어 만났다는 즐거움이 컸다.


앞으로 친구를 호시라고 지칭하겠다.




호시는 우리를 먼저 중앙 우체국으로 데려갔다.

중앙 우체국에는 호찌민의 사진이 걸려있다.

호찌민 중앙 우체국
베트남 동에 새겨져있는 호찌민
기념품

호찌민 시티는 호찌민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 사이공이라고 불리었다.

베트남이 남북으로 분리되고 우리나라도 참전한 베트남 전쟁 이후 여러 가지 정치적 이슈로 미군이 남베트남에서 철수했다.

그 후 사이공이 북에 의해 점령당하고 베트남은 결국 사회주의로 국가를 통일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호찌민 시티를 사이공으로 기억하고 사이공으로 부르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여전히 남북에 관한 이야기는 그들에게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프랑스에 의해 식민지배를 오랜 기간 당한 베트남은 이 같은 유럽 풍의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구경을 마친 후 호시는 실내 카페를 가고 싶은지 바깥에 앉을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은지 물었다.


당연히 베트남에 왔으면 길거리 가판대에 가봐야 하지 않은가!


그렇게 우리의 발걸음은 중앙 우체국 맞은편에 가판을 핀 한 아주머니의 가게로 향했다.


그곳에는 메뉴판도 없다.

아주머니는 본인의 가게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며 말만 하라고 하신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유명한 카페 쓰어다(연유 커피)를 주문하고 놓아주신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호찌민의 공공자전거, 그리고 카페 쓰어다

곧이어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커피는 고소하고 진하고 달달했다.

이곳에서 먹은 연유 커피가 베트남에 머무르는 동안 먹은 커피 중 최고였다.


그렇지만 위생은 장담하지 못하니 길거리 음식은 주의하기를..


호시와 아주머니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아주머니가 전화기를 들고 비둘기를 부르신다.


알로?


비둘기에게 전화를 거는 아주머니

전화기를 들고 알로? 하시는 아주머니의 재치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여보세요가 베트남어로는 알로다)


비둘기에게 전화를 걸며 들고 계신 통을 짤랑짤랑 흔드신다.


그러자 비둘기가 하나 둘 모여든다.


이곳에서 무려 10년간 비둘기에게 밥을 주셨다고 한다.


아주머니의 부름에 모여든 비둘기

비둘기들은 짤랑짤랑 소리에 홀린 듯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모여든 비둘기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비둘기와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된 것이 의아하지만 재밌는 풍경이다.


아주머니는 손에 곡식을 한 움큼 쥐어주시며 비둘기에 줘보라 하셨다.


평소에는 비둘기를 피해 가기 바빴던 내가 손 위에 비둘기 밥을 올려놓게 될 줄이야.


비둘기는 내 손 위에 밥이 있는지는 어찌 알고 뒤뚱뒤뚱 다가와 손을 콕 쪼았다.

콕!


생각보다 날카롭고 간지러운 느낌에 놀라 나도 모르게 손 위에 낟알들을 휙 공중으로 던져버렸다.


작가의 이전글 [베트남 여행#5]호찌민, 그곳에 가야만 했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