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갈등 vs 관계 갈등: 팀 성과를 높이는 리더의 역할
갈등도 없고, 의견이 항상 일치되며, 아무런 불만이 없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한다면 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갈등이 표현되고 수용된다는 것 자체가 조직의 긍정적인 신호라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갈등의 신호 측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없거나 조직간 그리고 리더간 갈등이 없다면 이는 조직이 성장함에 있어서 위험신호라고 봐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업무 방향을 두고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때론 팀원 간에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갈등은 팀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리더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갈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업무 갈등(task conflict)입니다. 이건 좋은 갈등이고 리더가 장려해야 하는 갈등입니다.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시각을 교환하면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두 번째, 관계 갈등(relationship conflict)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성격 차이 때문에 생기는 갈등은 팀워크를 망치고 협업을 방해합니다. 쉽게 MBTI에 비교해서 말하면 T로만 구성된 팀은 F로만 구성된 팀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는 관점과 일하는 방식 그리고 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도 있습니다. (예시지만 실제로 이런 팀은 없습니다)
여기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리더는 업무 갈등을 잘 관리하면서, 관계 갈등은 초기에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 왜 이런 갈등이 생기고, 리더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보면
스타트업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업무 갈등은 흔한 일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다보면 일하는 방식과 문화적 공유의 연대성이 약한 경우가 있고 정립된 문화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문화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입니다.
새로운 서비스 기획을 두고, 어떤 기능이 더 중요한지, 개발 우선순위는 무엇인지에 대해 팀원들끼리 의견이 갈리는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이 발생할 때 팀은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을 기회를 얻게 됩니다. 업무 갈등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수준의 업무 갈등은 오히려 팀의 창의성을 높여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De Dreu & Weingart, 2020).
하지만 갈등이 과열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논쟁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감정적으로 번질 경우, 결정이 지연되고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갈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을 보장해 팀원들이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갈등은 잠깐 피하거나 억누르면 잠깐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남아있고 이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리더는 문제를 표면적으로 끄집에 내어 갈등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고 직접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관계적 갈등을으로 변질되기 전에 해결해야 합니다. 업무적 갈등이 관계적 갈등으로 바뀌게 되면 감정의 문제가 되며 감정은 시간이 지날 수록 본질을 잃고 베타성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싸우다보면 싸우게 된 원인은 잊어버리고 싸우는 것 자체에 감정적 소모를 하게 되는 경우와 동일 합니다.
다만 업무적 갈등이 건설적으로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합니다. 이 심리적 안전감은 팀 내에서 서로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일수록 갈등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반대로 업무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리더는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찾고 비판과 비난을 하게 되는 상황이 있는데 이는 팀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낮추고 업무적 갈등을 회피하게 될 수 있습니다. 갈등을 만드는 자체가 비판과 비난을 받게 되는 불안전한 상황이 놓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관계 갈등은 얘기가 다릅니다. 이건 프로젝트 방향이나 기술적 선택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팀원들 간에 감정이 상하거나 성격이 맞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이런 갈등은 감정적인 반응을 동반하기 때문에, 단순한 논의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합니다. 관계 갈등이 발생하면 팀의 소통이 막히고, 협업이 힘들어집니다. 심지어는 조직 내 사일로가 생기면서 팀 간에 벽이 생기기도 합니다. 관계 갈등은 성향, 스타일, 조직의 고유문화, 이해관계, 업무의 특성 등 다양한 다른 점들의 요소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관계 갈등이 심화되면 팀워크가 약화되고, 더 나아가 조직 내 사일로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리더간의 관계 갈등이 발생한다면 조직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체 조직의 성과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관계 갈등은 단순한 업무상의 의견 차이가 아니라 감정적 소모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는 협업을 방해하고 성과를 저하시킵니다. (Bradley et al., 2013).
HR 관점에서 조직 내 다양한 조직과 리더들의 관계를 상호 피드백 제도나 의사결정과 협업의 과정 등 다양한 장면에서 확인 할 수 있는데, 관계 갈등은 주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목적, 조직 간 문화의 차이, 리더십 스타일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획이나 메이커 조직인 경우 자율성을 가지고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기획해야 하다 보니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조율 과정에서 감정적 갈등보다는 원만한 관계를 선호하는 스타일의 문화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스태프 조직인 경우 업무적인 실수가 없어야 하고 원칙과 기준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계적이고 경쟁적인 조직문화를 가질 수 있습니다. 두 팀간의 협업이 발생할 때 조직의 문화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데 서로의 상황과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면 자칫하면 관계적 갈등으로 변질 될 수 있습니다.
리더는 관계 갈등이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소통을 중단하고 서로 다른 것이 무엇이고 어떤 목적을 하고 있느냐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적 갈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오해의 골이 깊어지고 이는 조직간 반목을 만들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 관계 갈등은 팀 내 신뢰 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들끼리 신뢰가 없으면 작은 실수나 오해도 쉽게 감정적으로 번집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흔히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이 크고, 빠르게 돌아가는 환경 때문에 팀원들 간의 피로도가 높습니다. 이때 사소한 문제도 큰 갈등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리더는 이런 갈등을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감정적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기 때문에, 리더는 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리더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리더는 업무 갈등과 관계 갈등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대응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업무 갈등은 억제할 것이 아니라 촉진해야 합니다. 리더는 팀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그 안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갈등이 과열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또한, 리더는 갈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논의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업무 갈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 갈등은 다르게 다루어야 합니다. 리더는 중재자로서 갈등이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기 전에 즉각 개입해야 합니다. 여기서 리더의 핵심 역할은 신뢰 회복입니다. 리더는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팀 내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가 다시 쌓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투명하고 솔직한 소통입니다. 문제를 덮으려 하면 더 큰 갈등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갈등은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갈등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리더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업무 갈등은 적절하게 관리되면 창의성과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관계 갈등은 신속하게 해결해야만 팀의 협업과 신뢰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리더의 진정한 역할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팀의 성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이 두 갈등을 구분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리더십의 진정한 역할은 갈등을 조직의 성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팀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고, 감정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중재하는 리더가 결국 고성과 팀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