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묻다: Q17
미래를 예측한 글 중에서 2020년의 한국군 장비를 예상한 기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올법한 장비를 입고 K11소총(밀리터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혁신적인 무기를 기억하실 수도 있습니다.)을 들고 있는 병사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 군대를 가보니 각종 보호대와 주야간 조준경, 레이저 장비까지는 있었지만 온도조절 전투복이나 냄새제거 전투화는 없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항상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예상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들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숙제를 대신 해주는 로봇을 그렸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아직까지 과제를 직접하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여전히 미래의 존재입니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SF영화나 소설에서 그린 미래가 지금과 비슷해서 재조명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과연 아버지가 그린 현재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합니다.
Sean: 아빠가 어릴 때 생각했던 2024년의 모습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요?
Tony: 어느 세대나 30년 후 50년 후를 예측하고 얘기하잖아. 그때도 그런 거 많았는데 한 개도 맞은 게 없어. 일반적인 예측도 그렇고 근원적으로 바뀌는 거에 대해서 하나도 예측한 게 없어. 정말 막연히 ‘우리나라 잘 살았으면 좋겠다’ 정도의 바람만 맞았고 나머지 예측은 맞는 게 없어.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Sean: 그러면 아빠가 느낀 큰 사회적인 변화나 기술의 발전은 뭐예요?
Tony: 그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이야. 다른 중요한 기술들이 많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은 정말 큰 변화를 만들었어. 특히 모바일은 인류를 심대하게 바꿨다고 느껴.
미래는 꼭 우리의 생각처럼 발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손바닥만한 기기에 목숨을 걸고 지배당하며 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지난 수십 년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새로운 인류를 만들었습니다. 산업을 바꿨고 생활 양식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역사에 남을 기점을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다가올 변화는 무엇인지, 그로인한 파장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