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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Mar 21. 2022

나는 어떤 키워드로 '발견되는' 사람인가?

콘텐츠 생산에 목적의식이 필요한 이유

나는 어떤 분야에서 '발견되는' 사람인가?


많은 이들이 직장을 넘어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직장과 직업이 어떻게 다른지, 직업에 접근하는 본질을 알려주는 교육이나 콘텐츠는 거의 없다. 한국에서 일에 대한 접근은 '소득'을 기준으로만 이루어진다. (월 1000버는 XX 배우기) 그러니 직장은 유지하면서 N잡으로 부수입을 올리자는 온갖 '노하우' 클래스만 범람하는 형국이다.


지금의 성인 교육시장은 학생 사교육 시장을 쏙 빼닮았다. 학생 때는 공교육에서 알려주지 않는 입시 지름길을 배우기 위해 사교육을 수강한다면, 직장인이 되면 사회에서 알려주지 않는 생존 지름길을 돈주고 배우러 간다. 온갖 재테크는 기본이고, 블로그와 유튜브도 일단 시작부터 하라는 사회적 강요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힘들게 들어간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직업'을 갖고싶은 사람은 늘어만 갈까? 직장에 고용된 상태도 외부 환경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동시에 나이가 들면 나만의 일을 갖고 싶다는 욕구도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내가 속한 일자리 전반이 불안해졌다고 느낀다면, 개인의 상황이라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직접적인 요인일 수 있다.


구) 진로 설계: 어떤 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에는, 커리어의 순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대졸 기준)

* 직업 분류 체계에 따른 전공 졸업 -> 관련 일/직종/분야 입사 -> 연차에 따른 업계 내에서의 커리어 상승 -> 은퇴 또는 자신만의 커리어 구축 등


그러나 엄청나게 급변하는 산업 분야에서는 위와 같은 전통적인 커리어 설계가 통하지 않는다.

애초에 현재 대학 교육이 직업세계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ex. 여행산업) 전공과 무관하게 '사교육'으로 코딩이나 디자인을 배워서 어찌저찌 IT 회사에 입사해도, 똑같은 기술을 보유한 대체 인력이 엄청나게 널려있다. 요즘 세상에서는 연차가 많다는 이유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전공과 연차를 넘어, 직업은 특정 분야에서 '발견되어지는', 또는 '선택되어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다. 우리가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세상에 선보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 진로 설계: 4차 산업 기반의 세상에서 직업을 갖는 루트는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위와는 거의 반대방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정의한다 --> 관련 경험을 쌓는 과정을 세상에 보여준다 --> 해당 분야에서 발견되어 일이 생기거나, 방향성이 맞는 회사가 합류를 제안한다. --> 업을 기반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구축한다.


유튜브에서 창의적인 영상 연출력을 보여준 유튜버 '원의 독백'은, 그 창의성을 필요로 했던 무신사가 삼고초려끝에 모셔갔다. 비슷비슷한 스펙으로 경쟁해서 대체 가능한 인력의 하나로 고용된 것이 아니라, 특정 능력을 인정받아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로 입사하는 것이다. 이 경우의 '영상 메이킹'은 일반적인 영상 편집과는 달리, 특정 직장에 의존하지 않고도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 확장성 등을 가진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영역에서 주로 '발견되어지는' 사람인가?

이것에 명확히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곧 직업이 된다.



커리어 SEO, 잘 하고 계십니까?

글쓰기,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


즉, 지금의 세상에서 커리어는, 반드시 발견되어져야만 다음 단계로 개발도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커리어 개발을 희망하면서도 (브런치) 글쓰기를 책쓰기와 동일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한' 메시지에 솔깃하는 이들이 많다. 적어도 내 수업에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하는 일이나 직업, 직장 등에 고민이 없고 글쓰기를 취미삼아 하겠다면? 굳이 목적의식을 부여하지 않고 일상 기록이나 리추얼, 루틴으로 접근해도 된다.


그러나 직장을 넘어 직'업'을 갖기 위해 절박하게 콘텐츠를 쌓아온 내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결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는 발견될 만한 검색 키워드가 너무나 적은 장르다. 출판 시장에서 가장 안팔리고 계약이 힘든, 저자 네임밸류에 의존하는 책 역시 에세이다. 독립출판물에 에세이가 왜 많겠는가.


또한 영향력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유튜브가 적합한 것이 아니다. 위 유튜버는 자신이 세상에 보여줘야 하는 능력이 '영상 연출'이었기에 유튜브를 선택했다. 그런데 유튜브는 영상이기 때문에 자연 검색이 되기 어렵다. 유튜브도 이 점을 인식하고 최근 타임스탬프(0:20처럼 특정 시간대를 찍어서 텍스트로 챕터를 나누는 것)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죽어라 영상을 만들어도, 제목과 타임스탬프에 내가 발견될 만한 키워드를 넣지 않는다면? 검색을 통해 주어지는 일은 다른 사람의 것이 된다.


이틀 전 취재차 만나뵌 서점 주인장에게도 같은 조언을 했다. 본인의 강점이 글쓰기에 있는데, 왜 엉뚱한 유튜브를 택하고 구독자가 늘지 않는 걸로 고민하냐고 말이다. 그는 그날 바로 브런치를 개설했다. 자신의 비즈니스 특성과 개인적인 강점을 파악했다면, 콘텐츠 플랫폼도 그에 맞게 선택하고 연재 계획도 그에 맞게 설계해야만 한다는 점을 꼭 말해두고 싶다. 지금 내가 여행업계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의뢰받는 70~80%의 고부가가치를 가진 일들이 모두, 검색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도 말이다.





[상시 모집] 나다운 업을 만드는 글쓰기의 시작, 커리어 글쓰기 5 과정 -

https://nonie.tistory.com/m/2095





김다영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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