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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영 Oct 31. 2023

당신은 왜 쓰는가

책 <글쓰기 좋은 질문 642> 중 402번째 글감

속으로 삼킨 말이 많아 쓴다.

억울해서 쓴다.

화나서 쓴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쓴다.

관심받고 싶어 쓴다.

가끔 영감이 솟아서 쓴다.

좋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쓴다.

인생이 배불러서 쓴다.

절박해서도 쓴다.

일요일 저녁마다 같이 쓰는 사람이 있어서 쓴다.

잘난 척 하려고 쓴다.

존경을 얻으려고 쓴다.

아이디어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어서 쓴다.

기록하는 게 병이라 쓴다.

아무도 모르게 혼잣말하려고 쓴다.

가끔은 누가 보라고 일부러 쓴다.

사랑을 기억하려고 쓴다.

왜 쓰는지 답을 몰라서 알 때까지 쓴다.

더 잘 쓰고 싶어서 쓴다.

기계적으로 쓴다.

일이라서 쓴다.

돈 벌려고 쓴다.

겨울 땔감을 모으는 심정으로, 나중에 책 내려고 쓴다.

못 꿴 구슬이 서 말이라 쓴다.

잘 하는 게 딱히 없어서 하나라도 내세우려고 쓴다.

좋은 글을 읽으니까 쓴다.

아까운 문장이 있으니까 쓴다.

한국어가 친숙해서 쓴다.

이미지보단 텍스트로 표현하는 게 쉬워서 쓴다.

주변에 쓰는 사람이 많아서 쓴다.

편지하고 싶어서 쓴다.

답장이 밀려서 쓴다.

마감이 있으니까 쓴다.

키보드가 손가락에 착착 붙어서 쓴다.

종이에 펜이 감기는 느낌이 좋아서 가끔 손으로 쓴다.

퇴근 후 할 게 없는 날 쓴다.

유튜브 보기가 질려서 쓴다.

나만의 공간과 책상, 도구들이 있으니까 쓴다.

격려하는 사람이 많아서 쓴다.

내 글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쓴다.

독자한테 위로받아 먹으려고 쓴다.

필명을 살리려고 쓴다.

어떤 사람에게 매료돼서 쓴다.

계약 했으니까 쓴다.

부지런한 동료 작가를 보고 질투나서 쓴다.

못 쓰는 내게 자괴감 느껴서 쓴다.

안 쓰면 불안해서 뭐라도 쓴다.

책 낸 죄로 계속 쓴다.

동경하는 소설가가 있어서 쓴다.

이건 나도 쓰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 때 쓴다.

은퇴 없는 직업을 갖고 싶어서 쓴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서 쓴다.

멋있어 보이니까 쓴다.

쓰는 괴로움이 못 쓰는 괴로움보다는 견딜만 해서 쓴다.

죽느니 이거라도 쓰자는 마음으로도 쓴다.

외로워서 쓴다.

혼자이고 싶어서 쓴다.

나를 다독이려고 쓴다.

나한테 하고픈 말이 많아서 일기를 쓴다.

딱히 밖으로 도는 성격이 아니라서 처박혀 쓴다.

의미있고 싶어서 쓴다.

애가 없어서 쓴다.

더 나아지려고 쓴다.

마음의 변화를 알고 싶어서 쓴다.

미래의 내가 읽으라고 쓴다.

과거의 나에서 벗어나려고 쓴다.

부모가 모국어 사용법을 잘 알려줘서 쓴다.

재능을 알아봐준 사람들이 고마워 쓴다.

돈 안 드는 생산 활동이라 쓴다.

지금의 내가 아니면 못 쓸 것 같을 때 쓴다.

나라는 열렬한 독자가 있어서 쓴다.

내가 내 글을 사랑해서 쓴다.

쓰고싶은 기분이 들어서 쓴다.

기분과 상관없이 내 삶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쓴다.

언어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보여서 내가 쓴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을 내가 쓴다.

쓰고 나면 반드시 가뿐할 걸 알기에 쓴다.

죄책감을 덜려고 쓴다.

타인에게 죄책감을 주려고도 쓴다.

입으로 욕설을 뱉는 것보단 정제된 말이 나가니까 욕하려고 쓴다.

구린 기분을 해소하려고 쓴다.

늙어서도 계속 쓰려고 젊어서부터 쓴다.

쓸수록 잘 써지게 되는 걸 아니까 일단 쓴다.

골프를 안 치니까 쓴다.

공허해서, 의미를 찾으려고 쓴다.

존엄을 찾으려고 쓴다.

어떤 사건을 해석하기 위해 쓴다.

건강하니까 쓴다.

궁핍하지 않아서 쓴다.

요가 후에 생각이 정리돼서 쓴다.

쓸 시간을 우선순위로 확보해놨으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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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대로 쉬지 않고 마구 적었더니 89가지 이유쯤은 된다. 도구와 환경을 갖추는 일이 글쓰기에 있어서 많이 중요하구나. 나는 주로 내적 동기에 의해, 쓰고 싶고 또 써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쓰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쓸 수 있는 나의 재능에 감사해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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