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시대, 우리가 인공지능을 압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몇 달 전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가 공개되면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챗GPT가 4개월 만에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등 사람을 능가하는 논리력을 보여주면서 그 능력에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챗GPT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어버릴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전부터 인공지능 채팅 상담 서비스와 키오스크 등 인간의 일자리가 기술로 대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승부에서 5전 중 이세돌이 이긴 1승은 인간이 바둑으로 인공지능을 이긴 최후의 대결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인간 중에 이세돌보다 더 강력한 바둑기사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보다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챗GPT 역시 아직은 부족한 점도 많지만 빠른 기간 안에 부족한 점을 학습하고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서 언급한 어두운 전망이 일정 부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위협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을 압도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는 없을까요?
19세기까지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은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 거듭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원근법을 도입하여 기존보다 더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은 정교한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미술계에 큰 파장이 일어났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기술로는 화가들이 카메라를 이겨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화가도 카메라만큼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이 그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면 많은 시간이 지난 후 화가들은 도태되고 카메라가 미술을 지배하는 시대가 펼쳐졌을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현대사회에서 사진작품은 미술의 일부가 되었을 뿐 걱정처럼 사진이 미술이 지배하는 시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화가 클로드 모네는 다른 화가들이 카메라의 충격과 공포에 빠져있을 당시,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이 그리는 기술이 아닌 대상이 주는 인상(impression)에 집증 했습니다. 카메라와는 다르게 인간의 감정적 느낌을 표현한 작품들을 내놓았습니다. 낯선 시도 때문에 당시 비평가들에게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동료화가들과 인상주의 화풍을 형성하였고 매우 값진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에도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은 결과물을 추구했던 화가들은 어땠을까요? 그들은 값어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챗GPT와 인공지능은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무력감과 공포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공지능을 압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와 다르게 인간의 감정적 느낌에 집중한 모네처럼 우리는 인공지능과는 다른 우리만의 방향성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방향성 없는 ‘훌륭함’, ‘탁월함’, ‘잘함’을 추구해서는 안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훌륭함’, ‘탁월함’, ‘잘함’으로 인공지능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훌륭하고 균일한 결과 값이 항상 정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인공진능을 압도하는 인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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