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튜디오 포카 Jan 05. 2021

출산 예정일이 다가온다

2020. 02. 01(토)

2월이 되었다. 마꼬의 출산 예정일은 이달 29일. 곧 예정일이 다가오니 더 이상 출산 가방 싸기를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맘 카페에서 조리원에 가지고 가야 할 짐 리스트를 검색해 미리 적어두었지만, 말 그대로 참고용 리스트일 뿐 결정은 혼자 내려야 했다. 조리원마다 제공해주는 물품의 차이가 있기도 하고, 사람들마다 필요하다, 아니다고 말하는 부분이 조금씩 달랐던 물건도 있어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제왕절개를 하게 될지, 자연분만을 하게 될지에 따라 입는 생리대를 가져갈지 뺄지를 정해야 했고(생리대의 부피가 꽤 큰 것도 고민에 한 몫했다), 산후 복대를 미리 준비해야 할지도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수건이야 조리원에서 제공해준다고 하지만, 가급적 집에서 쓰던 걸 가져가고 싶기도 하고... 토토가 조리원과 집을 오가며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주면 좋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남편의 출입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더 고민이 된다. 그렇게 방 한편에 놓인 캐리어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내 마음처럼 며칠 째 어수선하게 열려있다. 



물려받은 아기 옷을 세탁했다. 그리고 마꼬의 수납공간을 만들기 위해 서랍장에서 토토랑 나의 옷을 크게 덜어냈다. 마꼬를 위한 서랍장을 따로 구매하면 좋겠지만,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므로 필요 없는 물건을 먼저 덜어내 보기로 했다. 몇 해동안 손대지 않았던 옷, 이제는 짧아서 입기 힘들어진 원피스 등 여러 벌의 옷을 덜어 내고 나서야 빈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베개, 배넷 저고리, 속싸개, 양말, 손싸개, 내복 등등 품목도 다양하고 여러 벌의 옷을 물려받아서 공간이 넉넉하게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 모든 게 서랍 한 칸에 쏙 들어갔다. 아기의 몸이 작아서 그런가 보다. 세탁한 양말과 손싸개를 건조대에 널 때는 앙증맞은 크기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아기의 손과 발이 이렇게 조막만 하단 말이지! 세상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