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골몰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알 수도 없고. 만약 알더라도 재미없는 내용이겠죠.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 내용 이자 주인공마저 외면한 영화처럼. 나의 사랑은 흥행이 먼저인가요. 작품성이 우선인가요. 아무리 무거운 순간도 돌연. 지나고 보면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흘러가겠죠. 힘들었던 날들도 다른 이와의 대화와 미소 속에서 부딪히다 씩 웃으며 포말이 되어 버리려나요.
그러나 적어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알겠어요. 사랑은 받으려는 것도 주는 것도 아님을 알아요. 사랑은 머물기를 좋아해서 받았던 사랑에게 묻기를 포기한 채 얼마 가지 않아서 내 것이라 착각하네요. 내게서 왔다고 내 덕인 줄 여기는 거죠. 언제 아냐고요? 사랑이 언어가 될 때 알아요. 나의 입으로 표현할 적에 자랑거리가 돼버리면, 그때는 늦었음을 알죠. 그래서 사랑은 너무나 위험한 것 같아요.
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내에서는 영원히 꽃 필 수 없음을 깨닫고, 당신에게서 그 거름을 찾기 위해 괴롭힘이 시작되죠. 사랑을 주려 나를 되새김하게 되면, 사랑의 본분을 잊고 쉽사리 각인과 집착을 좇게 되네요. 어떻게든 나를 남기고 싶은, 따스한 시도가 거듭됩니다. 내가 당신에게 주었던 헌신과 희생을 다시 되찾거나 거머쥐기 위해 애쓰기도 하죠. 이것 또한 사랑이라 하면서요.
어떻게 사랑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복기하면,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가 보이고.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말하는 당신은, 제대로 사랑하려 들고. 제대로 사랑하려는 사람은 행복의 근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디에 머무는지 헷갈리나요. 그곳은 사랑할 때인가요. 사랑하지 않을 때인가요. 당신은 규격 없이 어떤 번지수를 찾고 있나요. 오히려 사랑할 때가 두려움 없이 제대로 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