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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홍 Jul 20. 2017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벤치마킹의 촉을 세워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100% 효과 보는 벤치마킹의 촉을 세워라!


어쩌다 보니 카페를 시작하면서 나의 카페 운영 방식을 경쟁 상대들에게 노출하는 일이 잦아졌어. 특히 40~50대 사장들에게 말이지. 그들은 내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해. 

 "아이디어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그 아이디어라는 거 어떻게 생각해내는지 좀 알려줄 수 없을까요?"

 심지어 월급 안 받고 일할 테니 가르쳐 달라며 매장까지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니까. 참, 난감하기 짝이 없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게 말이 쉽지, 만일 가르쳐 줄 수 있다 한들 배우는 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잖아. 

 나는 으레 이렇게 대답하지. 

 "일단 남들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걸 비슷하게 따라 해 보세요."

 아이디어란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아. 남들이 떠올리지 못하는 독특한 생각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여기는 거야. 실제 상황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란 그리 많지 않아. 바꿔 말하면, 굳이 독창적일 필요가 없다는 거야. 

 오히려 그보다는 벤치마킹이 더 나은 방법이야. 쉽게 말해 '베끼기'라고 할 수 있지.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이디어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야. 다만 다른 사람들이나 다른 매장에서 하는 방법들을 내 방식대로 살짝 바꿔 적용하는 것뿐이지. 



효과 100% 벤치마킹하는 법


샐러리맨들이 많이 드나드는 술집에서 손님들의 명함을 받았다가 매달 정해진 날짜에 그중 한 두 장을 뽑아 소주나 맥주, 무료 안주 등을 서비스로 주는 이벤트를 본 적이 있을 거야. 나는 이런 명함 이벤트를 차용해서 한 달에 한 번 마카롱이나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카드를 만들었어. 손님 입장에서 무료 서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 

 나는 이 행사를 통해 손님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고객 정보는 향후 매장에서 진행할 이벤트 소식을 이메일이나 문자 서비스를 통해 전하는 데 이용돼. 이벤트 소식을 접한 손님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매장을 찾으면 이는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한편, 지속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거지.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벤트 관련 소식을 접한 손님들은 우리 매장을 소통의 공간으로 인식할 수도 있어.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프랜차이즈야. 프랜차이즈 카페는 아이디어를 수집하기에 좋은 보물창고야. 프랜차이즈 카페는 자체적으로 마케팅 팀을 두고 있거든. 그들은 24시간 좋은 마케팅 툴을 만들고 지속적인 홍보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내는 게 일이지. 물론 나는 그들의 방법을 살짝 빌려 오고 말이야.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실질적으로는 저작원이나 상표권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마케팅 툴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뿐더러 설마 하니 통째로 빌려와서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겠어? 당연히 나만의 방법을 통해 내 매장에 효율적으로 적용해야지. 

 그러므로 아이디어로 골치 아플 일은 없어. 주변을 열심히 돌아보고 좋은 것은 기억해 뒀다가 내 것으로 만들면 되니까 말이야. 

 자, 이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카페로부터 무엇을 빌려올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프랜차이즈는 아이디어 보물창고


 내가 제일 자주 빌리는 아이템은 POP 디자인이야.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메뉴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 

 메뉴판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구성해서는 안 돼. 손님들은 시각적으로 탐스럽게 보이는 메뉴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아. 이 때는 가볍게 권하기만 해도 손님들은 적극적으로 그 메뉴를 주문하지. 그래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때면 반드시 POP에 약간 과대 포장한 사진을 넣고 손님들의 호기심을 이끌 만한 문구를 넣어. 

 그런데 POP을 만들 때면 디자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곤 하지. 매번 똑같은 형태로 할 수도 없고,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봐도 전문 디자인의 한계를 넘을 수가 없어. 그럴 때는 인근의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아가. 신기하게도 그곳에는 항상 해결책이 대기하고 있거든. 참신한 디자인의 POP가 가득해. 이러니 내가 프랜차이즈 카페를 좋아할 수밖에. 

 아이디어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남들과는 다른 것을 해 보겠다고 책상머리에 앉아 고민해봐야 뾰족한 수를 찾기는 힘들어. 그럴 때는 대형 매장이나 소위 잘 나가는 매장을 찾아가 보는 거야. 그래도 신통치 않다면 업종이 다른 술집이나 식당, 뷰티숍에 가봐. 의외의 곳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거든. 

 사실 아이디어는 머리가 아닌 발품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어. 기발한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가득할 것만 같은 사람을 찾아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방법 좀 알려달라며 매달리지 말고 주변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봐. 

 이미 남이 써먹은 것을 따라 하는 게 찜찜하다고? 세상에 완벽하게 창의적인 것은 없어. 남의 생각에 내 것을 더해서 따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레 무언가를 떠올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을 거야. 

 두더지처럼 땅만 파지 말고,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아이디어 사냥을 하러 돌아다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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