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사장이 알아야 할 HRM
하루는 종로에 있는 F카페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무척 다급한 목소리였어.
"어디 괜찮은 사람 없을까? 매니저가 갑자기 일을 그만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가족처럼 잘 대해줬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정말 상전 모시는 기분이라니까."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는 실업률이 높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가 되는데 정작 현실에서는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야. 경험이 많지 않아도 되고 큰 실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제 근무 직원은 무난히 구할 수 있어. 하지만 업무상 한 부문을 담당하는 실력 좋은 직원을 구하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야. 아마 그대도 이런 문제로 골치 좀 앓았을 거야, 그렇지?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는 이런 아이러니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바로 F카페 사장의 "가족처럼 잘 대해줬는데"라는 말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어.
'가족같이 일할 직원을 모십니다'같은 구인광고를 본 적이 있을 거야. 이는 좋은 직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문구는 아니야.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건 바람직한 직원과 고용주의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거든. 근본적으로 고용주는 직원들과 진실하게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돼야 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서로 허물없이 지낸다거나 가족을 대하듯이 모든 것을 내주는 그런 관계가 돼서도 안 돼.
사장과 직원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야. 즉 노동에 대한 대가를 돈으로 지급하고 받는 관계지. 이 과정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은 서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가에 대한 가치의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어. 사장인 자신이 생각하는 직원의 노동 강도에 맞게 급여를 주려고 하고, 직원은 자신의 노동 강도에 비해 급여가 적다고 여기는 거야.
이 와중에 사장은 직원에게 급여를 두둑하게 줄 뿐만 아니라 가족처럼 잘 대해준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런데도 직원이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니 직원 관리나 처우에 대해 늘 고민인 거야. 고용인과 피고용인은 동지 관계가 돼야 해. 동지(同志)가 의미하는 바대로, 서로 뜻을 같이하는 관계 말이야. 뜻을 함께하고 목표하는 바가 같은, 수직적이지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거야.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와 같은 관계 말이야.
그렇다고 감정적이고 금전적인 보상만이 전부는 아니야.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지. 비록 급여를 받으며 다른 사람 밑에서 일을 하지만 커피업계에서 뭔가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할 수도 있어. 따라서 사장은 크든 작든 직원들이 그들만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기도 해야 해.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직원이 있다면, 그에게는 성과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거야. 대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하는 거지. 그 방법을 도입해서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이루면 흔쾌히 보상을 하면 돼. 사장이 기본 급여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당연히 최선을 다하지 않겠어? 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직원은 성취욕도 높은 편이어서 자신이 찾아낸 방법을 성공시키기 위해 역량을 최대로 쏟아부어.
실제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선물 세트와 텀블러 결합상품을 개발한 직원에게 해당 상품을 판매한 수익의 50%를 인센티브로 지급했더니 이후에도 그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어. 덕분에 매출이 꽤 올랐지. 계속해서 아이디어에 대한 수익을 분배한 결과, 직원들의 사기나 업무 태도가 무척 좋아졌어.
이외에도 커피에 대한 열정이 높은 직원은 관련 교육을 받도록 하거나 바리스타 대회 같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있어. 만일 바리스타 대회 같은 행사에서 직원이 좋은 성과를 거두면 매장 홍보 차원에도 큰 도움이 돼.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화를 하고 논의한다면, 그들을 도우면서도 그에 대한 시너지 효과로 매장의 매출을 높일 수 있어. 직원을 가족같이 대한다는 말은 이제 진부하고 구시대적인 직원 관리 방법이야.
젊은 세대들은 경제적인 면도 중시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바에 대한 개인적인 열망도 매우 커. 직원을 정으로 대하기보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이 그대와 직원이 함께 이뤄나갈 수 있는 것이라면 전폭적으로 지원해봐.
아마도 직원들의 최종 목표는 자신만의 카페를 운영하고자 하는 걸 거야. 이를 위해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스펙을 쌓고자 하겠지. 이러한 점을 이해한다면 언제까지나 그대의 직원일 수 없다는 점도 잘 알 거야. 다만 직원들은 그대의 매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사장인 그대는 그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서로 상생해나가야 해. 이런 마인드로 직원들을 대한다면 더는 직원 문제로 골치 앓을 일은 없을 거야.
고용 문제에서도 입소문의 위력은 대단하거든. 그대의 이해와 혜안이 발휘되는 순간, 좋은 직장에서 일하기 위해 실력 좋은 직원들이 알아서 그대를 찾아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