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진 것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
민성아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결핍 없이 자라기를 바란단다.
사실은 엄마도 그래.
요즘 아빠들은 아이들과 많이 놀아준다던데,
남자아이는 아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던데,
민성이한테 좀 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아빠 마음이라서 엄마가 움직일 수가 없었어.
아빠가 엄마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아빠를 미워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 큰 결핍을 민성이한테 느끼게 할까 봐 그냥 그대로 인정해 주기로 했어.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들을 볼 때면 민성이 한테 그런 아빠를 만들어주지 못해서 속상했었던 날들이 있었어.
그런데 완벽한 아빠는 없지만, 민성이 앞에서 싸우지 않는 엄마, 아빠가 있잖아, 같이 축구해 주는 아빠는 없지만 같이 축구해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 세상에 같이 축구해 주는 엄마도 흔하지는 않지.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민성이한테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하고, 완벽한 환경을 주지 못해서 많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러던 어느 날
과연 모든 것을 다 가지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 과연 민성이에게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요즘 들어 부쩍 민성이가 내가 가진 것은 보지 못하고 친구들이 가진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
아직은 민성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거 알아.
그렇지만 엄마는 지금부터 민성이가 이해할 때까지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싶어.
왜냐하면 사실 엄마가 그랬어.
엄마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몰랐어.
그래서 엄마의 삶을 즐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흘려보낸 시간이 너무나 많아.
그렇지만 또 결핍을 채우려고 열심히 노력해 왔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엄마는 성장해 왔고, 엄마는 지금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다만, 엄마는 그 결핍이 너무 괴로웠어. 그 결핍을 증오하며 살아온 세월이 너무 아쉬워.
내가 결핍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서 충분히 행복하게 결핍을 채울 수 있는데, 엄마는 그때는 몰랐어.
마음공부를 통해서 35살이 넘어서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어.
엄마는 민성이가 온전하게 너의 삶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놓치는 일 없이 살아가길 바라.
사랑한다 민성아,
너는 엄마가 간절하게 원하고 기도해서 만나게 된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 살면서 결핍으로 괴롭고, 부족한 나 자신이 싫은 날이 있다면,
민성이가 완벽하지 않은 그대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