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점을 보고 왔다
1. 우리 몸에 붙는 잡귀는 대개 피를 물려준 조상이다.
대개 성질이 비슷한 조상이 붙는다. 인간 형태로 사람 몸에 찰싹 붙어있는 게 아니라 죽을 때 남는 사념 같은 게 작은 점(원소 같은) 형태로 우리의 혈에 붙는다. 그 영향으로 해당 혈 근처 신체 부위 건강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과한 결핍감을 느낄 수도 있다. 후자의 예시로는 생식기 근처 혈에 붙으면 성욕이 비정상적으로 왕성해진다.
2. '인기'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고, '신기'란 귀신을 끌어드리는 매력이다.
소위 무속인과 종교인 등을 '신기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인기와 신기 역시 주로 물려받는 식인데, 신기가 어설프게 있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평소는 아니지만 심신이 지치거나 술을 마시거나 신경이 예민할 시기에 귀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이를 테면 특정 장소에서 이유 없이 위축된다거나 헛것을 보거나 듣는 경우다.
3.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귀신은 인간을 해꼬지하지 않는다.
귀신은 단지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인간은 힘이 든다. 함께 할 수 없는 존재가 곁에 있을 때 무력감이나 압박감 등을 느끼고 어디가 아프고 그런다. 신기가 있는 사람은 그 기운을 다스리고 활용할 수 있는데, 어설프게 신기가 있는 사람은 그럴 능력이 없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내가 만난 무속인은 귀신을 '달래줘야 한다'고 말했다.
4. 귀신을 달래주는 좋은 방법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황당해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종교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드리는 거다. 연예인, 예술가, 방송인은 그래서 약간의 신기를 타고난 경우가 많다. 녹음실이나 촬영 현장에서 귀신을 봤다는 소문은 이 무속인 관점에서는 '사실'이다. 신기 있는 사람의 예술 행위는 귀신을 달래주는 행위이자 귀신의 존재만으로 인해 겪는 고통을 해소할 방법이다.
5. 잡귀가 있다면 수호신도 물론 있다.
해꼬지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인간을 힘들게 하는 귀신이 있다면, 인간을 돕는 수호신도 있다. 이 수호신 역시 피를 물려준 조상인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신은 여럿인 경우도 있고 아예 없을 때도 있다. 도우는 방식은 여럿일 텐데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걸 꼽자면 '꿈'이다.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것 같을 때 꿈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좀 더 조심할 수 있게 해준다. 수호신이 신기를 가진 조상이었다면 그 신기를 후손인 우리도 어설프게 물려받게 되고 이런 사람은 기도 혹은 예술 행위를 통해 귀신을 달래주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더 예리해질 수 있다. 예컨데 예지몽이 더 정확해지는 것 등이다.
6. 이름은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사주팔자, 잡귀와 수호신 외 인생에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는 '이름'이다. 이름은 그 사람의 사주, 손끔, 타고난 성질 중 나쁜 면을 보완하거나 좋은 면을 더욱 극대화 해주기 위함이다. 당연히 사주 등을 고려한 나름의 작명 방법론이 있다. 이 작명 방법론에 맞춰 짓지 않은 이름은 무속신앙 관점에서 '좋지 않은' 이름이다. 좋지 않은 이름의 대표적인 사례는 한글 이름이다. 한자 이름도 작명가의 작명 행위로 나온 이름이 아닐 경우 그렇다.
7. 그렇다고 좋지 않은 이름이 이 사람의 미래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름은 보완책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름의 영향은 예컨대 게임 속 캐릭터가 자신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입는 아이템 같다. 한글 이름, 막 지은 한자 이름은 아무런 기능이 없는 갑옷을 입은 것과 같다. 그런데 만약 그 캐릭터가 타고나길 '빙결에 취약'하다면, 빙결 방어 능력이 없는 거적대기 갑옷을 입었을 때 빙결 사고로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름 하나로 운명이 결정되지는 않지만 어떤 경우는 이름이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8. 연애운과 결혼운은 절대적이지 않다.
소위 연애운이나 결혼운이 있다고 하면 '저때 연애 상대를 만난다'로 오해하는데, 단지 '그럴 운이 있을 뿐'이다. 당연히 그럴 운이 없어도 누군가와 연애 혹은 결혼을 할 수 있고, 맞지 않는 때 맞지 않는 사람과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면 대개 끝이 좋지 못하다고 무속인은 말한다. 무속인의 말에 의하면 한국은 그 사람이 타고난 운때보다 자신이 혹은 사회가 정한 '결혼할 나이'에 의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다가올 결혼운에 좋은 짝을 만나기도 전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버린다. '원래 이때 되면 다들 결혼하고 그러니까'라는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