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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민 Feb 09. 2020

전직 기자가 스타트업에서 팀으로 일하며 배운 점 7가지

오픈서베이 홍보담당자가 일하는 방법


IT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6년 차 직장인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배운 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제가 아래의 내용을 다 잘 지키는 훌륭한 사람이라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보고 배운 걸 잊지 않고 실천하기 위해 제가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글로 옮겼습니다. 



1. 안에서 경쟁하지 말자, 우리의 적은 밖에 있다


경쟁심은 좋은 것이다. 그치만 내 동료에게 느끼는 경쟁심은 나를 높이기보다는 남을 낮추게 만든다.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가 된다. 조직의 역량과 성과의 볼륨이 줄어든다. 따라서 잘하는 동료가 있다면 열등감과 시기심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일잘러'가 어떻게 일하는지를 코앞에서 배울 좋은 기회로 여기자. 그로 인해 내 역량과 성과가 오른다면 이는 곧 조직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조직이 성장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늘고 나에게 떨어질 보상도 커진다. 



2. 그 일이 얼마나 '필요한지'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자주 다르다


개인의 관점에서 회사 일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 뒤로 갈수록 필요성은 높아지지만 그와 비례에서 중요성이 함께 올라가지 않을 때도 많다. 깔고 가는 일이라 누구든 그냥 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일은 잘 못하거나 실수할 때는 확 티가 나지만 잘했을 때 보상은 적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을 맡길 꺼려하지만, 이런 종류의 일을 잘해야만 다른 일도 잘할 수 있다. 



3. 회사 일은 각개전투가 아니라 기여와 공헌이다


우리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내 일'이 아니라 '회사의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공헌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나의 역할은 '이 일을 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을 통해 기여와 공헌을 하는 것'에 있다. 이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회사의 어떤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지, 그 목표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닿기 위해 내가 어떻게 기여하고 공헌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 회사에서 일잘러로 인정받는 방법이다. 


간혹,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를 'A, B, C 등등을 맡고 있다' 정도로만 소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꼭 그렇진 않은데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맡은 업무 개수와 범위에만 집착한다. 그 일을 통해 회사에 어떤 기여와 공헌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지 못하고, 남과 나의 일을 지나치게 구분 짓는다. 이렇게 R&R에 집착하는 사람은 내가 이만큼 일을 한다는 걸 뽐내고는 싶어 하지만 그게 회사의 성장과 목표 달성에는 큰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기여와 공헌의 관점에서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 아이데이션 단계와 오퍼레이션 단계 때 필요한 의견을 잘 구분하자


기획회의가 다 똑같지 않다. 크게는 아이데이션을 위한 기획회의와 오퍼레이션을 위한 기획회의로 나뉜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등 '해야 됨' 이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을 때의 기획회의는 말하자면 아이데이션(ideation) 단계로 발산형의 열린 형태의 회의다. 이때는 '텍스트 말고 카드뉴스/영상을 해보자', '기존과 다른 독자를 끌고 오기 위해 새로운 주제를 다뤄보자' 등의 신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얼마든지 발산해도 좋다. 아이데이션 단계의 기획회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을수록 좋은 회의가 된다. 


한편, 아이데이션을 거쳐 새로운 목표를 산정한 뒤에는 구체적인 목표 달성 방법을 정하기 위한 오퍼레이션(Operation) 단계의 기획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오퍼레이션 단계의 기획회의는 수렴형의 닫힌 회의다. 이때는 정해진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고 비용 합리적인 실무 방법을 찾아나가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때다. 만약 이때 아이데이션 단계처럼 '근데 카드뉴스보단 영상이 낫지 않을까요' 같은 이야기를 하면 일이 진행이 안된다. 사실 이 파트를 쓴 이유는 오퍼레이션 회의 때 아이데이션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5. 누구도 완벽하게 해낼 순 없다, 아쉬워도 묻어두고 일단 해내는 게 중요하다 


원래 대부분의 일은 아쉬운 점도 있고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은 미완의 상태로 진행된다. 아쉬움 없이 완벽한 상태로 일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완벽해질 때까지 마냥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언젠가 완벽한 결과물이 떡하니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해낼 줄 아는 사람들은 좀 아쉬워도 일단은 묻어두고 일을 진행한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생기고 부족한 게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할지가 눈에 보인다. 그럼 이번에 배운 걸 다음에 적용한다. 그런데 완벽하고 싶어서 일을 붙잡고 있으면 배움도 없고 진행도 안되고 결국엔 완벽한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다. 



6. 피드백은 상대를 멈추게 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다


피드백의 역할과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나도 그랬다. 보통은 피드백을 해달라고 하면 슬쩍 훑어보면서 '이런 내용이 부족해서 좀 아쉽네요'와 같이 자기 눈에 아쉽거나 보완했으면 하는 점을 툭하고 던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수백~수천 명이 1년 가까이 달라붙어 만든 대작 영화를 딱 2시간만 보고도 A4 용지 한가득 아쉬운 점을 적어낼 수 있다. 누구든 너무 쉽게 그리고 무책임하게 이런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피드백 과정은 열심히 한 사람을 앉혀놓고 저런 무책임한 말을 주고받는 시간이 아니다. 피드백은 상대를 멈추게 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피드백은 '제목이 좀 더 강렬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수정해봤는데 어떠세요?', '내용이 좋아서 서브 홍보 채널 A, B에도 올리면 좋겠네요' 등의 +가 되는 이야기로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가 피드백을 주고받는 이유는 이 일이 잘 되도록 나의 힘을 보태는 데 있다는 걸 잊지 말자. 



7.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는데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누구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 밉다. 면박을 주고도 싶고 혼쭐을 내주고도 싶다. 그런 행동으로 미운 감정을 어떻게든 해소하고 싶다. 안 그러면 내가 답답해 죽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치만 미움에 사로잡힌 나의 행동으로 상대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작은 계기로 바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다. 결국 그를 향한 나의 감정과 행동은 낭비로 끝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는 감정도 나의 소중한 시간이고 에너지다. 이를 아껴 나에게 더 집중하자. 내가 잘해서 앞서가면 그와 나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저만치 앞서있을 때 뒤돌아 그를 보면 밉기보단 안쓰럽다. 내 정신건강에 있어서 미움보단 연민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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