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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료코홀릭 Jul 07. 2017

프롤로그

왜 굳이 크로아티아 여야만 했는가.

크로아티아.

유럽 발칸반도 서부의 아드리아해 동부에 있는 나라.

이는 한 포털사이트에 '크로아티아'를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으로 말 그대로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정의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한 단어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숨겨진 매력이 무수히 많은 나라, 완전한 휴양지도 그렇다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무수한 유명 관광지나 문화유산을 배출한 것도 아니고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어느 누구의 머릿속에도 동시에 딱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있는 것도 아닌 나라.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반 밖에 되질 않고, 인구수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나라. 숫자적으로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작은 나라에 뭐 그리 볼 것이 많다고 열몇 시간을 날아 유럽까지 가서 굳이 크로아티아를 가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단언컨대 당신은 아직 진정한 보석을 보지 못했노라고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가 되었던 플리트비체


어떠한 글로 푸르디푸른 아드리아해를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떠한 수식어로 크로아티아인들의 다정함과 밝은 기운을 묘사할 수 있을까.
맥도널드, 스타벅스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하나 없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어떻게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까.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스플리트


역시 방송매체의 힘은 크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예능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나영석 PD의 여행 시리즈의 시초였던 "꽃보다 할배"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린 "꽃보다 누나"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크로아티아가 알려진 건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는 유럽의 어느 한 나라, 축구를 잘하는 나라쯤으로만 알고 있던 나 역시도 여배우들의 크로아티아 여행기를 본 이후부터 크로아티아 앓이를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 같은 한국인들이 꽤 많은가 보다. 최근 몇 년간 크로아티아에 한국인 관광객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는 걸 보면.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


2016년 봄.

그 방송을 본 이후로 온통 내 머릿속을 지배해버린 크로아티아 여행에 대한 나의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나도 저 푸른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며 레몬 맥주를 마셔보고 싶었다. 나도 로마 황제가 사랑했다는 스플리트로 가서 왜 그리도 그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였는지를 알고 싶었다. 나도 크로아티아의 멋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자유를 살아있음을 만끽하고 싶었다.

뜨거웠던 나의 열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조만간 반드시 가고야 말겠다는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이 되었고, 그 바람이 의지가 되고, 의지가 꿈이 되고,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드디어 맞이하게 되었다.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크로아티아의 수도이자 관문인 자그레브(Zagreb)
죽기 전에 꼭 봐야 한다는 플리트비체(Plitvice)
로마 황제가 사랑했던 도시 스플리트(Split)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여행 전 낯설기만 했던 이 도시들이 여행이 끝난 뒤, 나에게 엄청난 의미로 다가왔음을 크로아티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까지의 난 알지 못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구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 속 세계에 불과했을 테니.


그렇게 나의 크로아티아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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