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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Mar 22. 2024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고 믿으면 생기는 불행

기버냐 테이커냐 그 문제가 아니야

인간관계는 정말 give and take인 거 같아.

주변에 몇몇 친구들은 종종 내게 말한다. 주는 대로 받고 사는 것 같다고. 코칭상담을 하면서도 회원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기도 하다. 살면서 그런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이런 믿음을 갖게 되었겠지만,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고 살면 당연히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이 생각을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 왜냐면 이 믿음은 앞으로 내가 풍부한 인간관계 경험을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하려면 왜 테이커보다는 기버가 되어야 하는지,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오늘은 인간관계가 기브 앤 테이크라는 신념을 갖고 살면 얼마나 한정적인 인간관계밖에 맺고 살 수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진다. 

내가 어떤 생각을 믿고 그 생각을 강화하는 경험을 반복하면 그 생각이 굳고 단단해져서 우리 삶을 이끄는 신념이 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믿음을 갖고 산다. 


사람들에게 관심/애정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무언가를 베풀어야 한다.
왜냐면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니까!


이런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 처음 친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먼저 무언가를 사주고, 시간을 쪼개서 내어 주고 애정을 쏟는다. 돈이든 시간이든 애정이든 먼저 준다. 왜? 기브 앤 테이크니까!



이렇게 먼저 베푼 돈, 사랑, 애정 뒤에는 받고 싶은 기대감이 깔려 있다. 


애초에 순수한 의도로 준 게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내가 베푼 만큼 돌려주지 않을 때 섭섭합이나 실망감을 느낀다. 이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반대로 누군가 내게 호의나 선의를 베풀 때에도 의심을 하거나 부담스러워한다. 왜?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니까! 받았으면 돌려줘야 하니까!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 믿는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주지 않으면 상대방이 서운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달고 살 수 있다. 자기가 뭔가를 주지 않으면 관심/애정/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이 믿음을 계속 갖고 살면 평생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주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산다. 왜?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니까. 사랑받기 위해서 돈을 쓰고, 시간을 쓰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혹은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계속 뭔가를 줘야 한다고 의무감을 느끼던가. 아무도 그래야 한다고 시킨 사람은 없다. 혼자 그 생각을 믿고 따른 결과이다. 


여기까지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이다를 믿고 살면 어떤 관계를 맺게 되는지 간단히 정리해 볼까?


1.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무언가를 기대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섭섭해한다. 

2. 누군가에게 받는 호의/선의를 부담스러워하고 갚아야 할 빚으로 느낀다. 

3. 평생 사랑받기 위해서는 돈/시간/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관계가 피곤하고 즐겁지 않다.



결국 '인관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믿음을 갖고 살면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기쁨을 만끽할 수 없게 된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무언가를 받았을 때 우리는 더 감사할 수 있고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무언가를 받을 때도 부담 없이 감사하게 받을 수 있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아진다. 애초에 기브 앤 테이크의 개념 없이 '주고 싶을 때 그냥 주고, 받고 싶을 때 받고 싶다 표현하고, 받을 때 감사히 그냥 잘 받는 사람'이 되면 누릴 수 있는 감사함과 기쁨이 훨씬 더 풍부해진다. 


믿음은 과거의 경험이 반복될 때 생긴다. 

어떤 믿음이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내게 도움이 되는 믿음으로 바꿔나가면 된다.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이다 라는 믿음이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생각으로 바꿔나가는 게 좋을까?


나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나는 존재 자체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사람들은 바라는 것 없이 호의를 베풀기도 한다. 


이런 생각들이 어색하고 말도 안 되게 느껴진다면 

지금까지 살면서 그 반대의 경험을 많이 해왔고 반대의 믿음을 갖고 있고 있다는 뜻이다. 


힐링이란 지금까지와는 정 반대의 경험을 함으로써 부정적인 믿음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믿음 때문에 관계가 버겁게 느껴진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힐링은 사람들과 조건 없이 돈/시간/에너지를 주고받는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쁨을 느끼고 새로운 믿음을 갖는 것이다. 



나는 살면서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경험을 종종 해왔다.  

그럴 때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나조차도 신기할 정도로 '와, 어떻게 이렇게 운이 좋을 수 있지?' 싶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선의로 무언가를 주는 경험을 더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냥 받아본 사람들은 그냥 줄 수 있게 된다. 


내가 가장 많은 애정과 사랑을 받았을 때는,

아무런 꾸밈없이 내가 나로 존재하고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존재할 때였다. 

그런 투명한 모습을 좋아해 줬다. 내가 나로 존재할 때 상대방도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기대할 수도 없고 상상도 안 되는 양의 기쁨과 감사함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내게서 빼앗고 싶지 않다. 


결국엔 나를 사랑하게 될 사람들은 사랑해 줄 거고, 나를 미워할 사람은 미워할 수밖에 없다. 

내게 무언가를 받기 위해서 내 주변에 머무는 사람은, 내가 아무것도 줄 것이 없게 될 때 나를 떠날 것이다. 누군가 떠나면 마음 아플 수 있겠지만 진짜 사랑으로 엮인 관계는 어떻게든 지속된다고 믿는다. 


기억하자. 우리 모두는 아무 조건 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누가 먼저 줬는지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받는 기쁨을 느껴본 사람은 주면서 그 기쁨을 떠올릴 거고, 

주는 기쁨을 느껴본 사람은 받으면서 그 기쁨도 헤아려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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