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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다 Mar 31. 2019

딸기의 계절

딸기청 만들기

내가 살고 있는 서귀포는 4, 9일로 끝나는 날에 오일장이 열린다.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나는 오일장이 열리는 주말을 체크해뒀다가 구경하러 가는 것이 제주살이의 즐거움 중 하나다. 제주의 오일장에는 서울의 재래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상품들이 많아서 더 좋다. 주중에 대형마트에서 공산품이나 육류를 사고 채소와 같은 것들은 기다렸다가 오일장을 이용하곤 한다. 같은 채소라도 시장에서 산 것은 더 싱싱하고 오래 보관해도 덜 상하는 것 같고, 채소를 살 때마다 얹어주시는 덤 덕분에 살림꾼이 된 것만 같다.


지난겨울 제주시에 있는 카페 '그러므로 Part 2.'에서 맛 본 딸기 차가 인상적이었다. 제주에서 처음 청귤 에이드를 맛보곤 청귤청을 만들었을 때처럼 딸기 차를 맛보곤 딸기청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말, 드디어 주말에 오일장이 열렸다. 사람이 제일 적을 것 같은 점심시간 즈음해서 오일장을 찾았다. 서귀포 오일장에는 봄이 한가득이었다. 감귤류만 가득했던 청과부에는 토마토, 딸기 같은 과일이 더해져 알록달록 했고, 채소부에도 냉이, 두릅, 취나물, 달래 같은 봄나물이 가득했다. 우리 부부는 회사에서 받았던 '제주사랑 상품권'으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딸기 1kg, 아침주스용 토마토, 마리네이드용 방울토마토, 양파, 달래, 쪽파 그리고 두 가지의 상추 모종도 샀다.


집에 와서 짐을 정리하고 딸기가 무르기 전에 딸기부터 베이킹소다와 식초로 살살 씻었다. 흐르는 물에 씻은 딸기는 꼭지를 제거하고 키친타월로 살살 물기를 제거해 주었다. 모든 과일청에는 물이 들어가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물기 제거는 꽤 중요한 작업이다.


딸기의 2/3는 작게 깍둑썰기를 했다. 감자 으깨기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더 편했겠지만 난 없으니까 칼로 잘게 썰었다. 그리고 나머지 1/3은 식감과 모양을 위해 세로로 편을 썰어 주었다.


딸기는 발효가 되며 신맛이 나오기 때문에 과일과 설탕의 비율을 1:1로 맞추어야 한다. 하나로마트에서 사 온 자일로스 설탕 1kg를 이용해서 그릇에 켜켜이 넣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몬즙 반 스푼! 레몬즙은 과일의 색을 더 예쁘게 보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유리그릇에 담고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 3-4일 후 설탕이 다 녹으면 먹을 수 있다.

다 만들어진 딸기청으로는 딸기우유, 딸기 차, 딸기에이드와 같이 카페에서 딸기를 넣어 파는 음료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제주의 웬만한 카페보다 맛있는 딸기 음료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집순이력 +3을 획득하였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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