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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모 Sep 01. 2021

프롤로그. 티구시포의 시작

프롤로그



늘 첫 시작이 어렵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대체 첫 도입부를 어떤 말로 시작해야 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길지 않은 티구시포 창업스토리를 쓰는데 무려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나중에 책을 출간할 팔자는 아닌가 봅니다.


이렇게 시작을 어려워하는 제가 어떻게 사람들의 시작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티구시포를 창업했을까요. 시작이라는 키워드를 다루는 브랜드인 만큼 언젠가 꼭 한 번은 글로 정리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 한편에 짐처럼 보관해두고 있었는데 이제야 좀 털어놓고 그 짐을 내려놓을까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늘 슬로우스타터였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남들보다 빨리 한 건 학교를 또래보다 일찍 들어간 것뿐입니다. 

(92년 2월 27일생으로 초등학교에 빠른 입학)

졸업은 또래보다 한참이나 늦게 했습니다. 

(10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하여 21년도에 졸업)

친구들은 모두 졸업과 동시에 일찍이 취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때 저는 꿈을 좇는다는 핑계로 방황했었습니다.

뭐 하나 뚜렷하게 잘하는 게 없었던 저는 사회에 내던져지는 것이 두려웠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의 방황은 10년이나 이어졌습니다.

방황의 10년을 요약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20살에 혼자 서울로 상경해서 이사만 8번 
(화전동-염리동-행신동-창전동-용답동-보문동-장위동-연희동-목동)

생계유지를 위해 다양한 알바 경험
(키즈카페, 주유소, pc방, 자격증 시험 감독관, 컴퓨터 설치, 택배 배송 보조, 방송 조명팀, 방청객, 공장, 고깃집 주방보조 및 홀서빙, 보험회사 사무보조, 영어유치원 뮤지컬 촬영, 영화관, 길거리 장사, 화장품 모델)

휴학을 계속 이어가며 내게 맞는 길이 무엇인지 찾던 과정
(문화기획 사업, 전시회 총괄 디렉터, 다큐멘터리 연출, 츄러스 가게, 카페 사장, 파티룸 사업, 중학생 방과 후 수업 선생님, 스마트스토어 상품등록 대행, 아이디어스 작가, 밀키트 마케팅 대행)

이렇게 요약해놓고 보니 저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난 대체 왜 이렇게 정착을 못할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존감도 낮았었죠. 


그런데 티구시포라는 브랜드를 창업하고 사업을 해나가다 보니 그때의 경험들이 신기하게도 모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결코 헛된 방황이 아니고 하나하나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던 셈입니다. 

여러 번 이사를 다녔던 경험은 현재 티구시포 스페이스의 부동산 매물과 상권을 분석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생계유지를 위해 했던 알바 경험은 다양한 분야의 일머리를 키워주었으며

꿈을 찾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프로젝트는 지금 티구시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 분야들과 밀접한 관련들이 있고 그때 맺었던 인연들이 사업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무엇이 부족한지, 뭘 가장 필요로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도움이 되는 브랜드

세상에는 엄청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몇 백만 명 혹은 몇 억 명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티구시포가 그런 기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무언가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도움이 되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브랜드가 되길 바라며 그런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는 확신은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하고 티구시포라는 브랜드를 통해 해보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저는 슬로우스타터입니다.

티구시포를 창업한 지 1년 9개월이 지났지만 으레 스타트업들이 그리는 J커브 같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진 못했습니다. 티구시포도 저와 마찬가지로 슬로우스타터인 셈이죠.

그러나 이거 하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비록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을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이뤄내고야 마는 그런 슬로우스타터라는 점입니다. 티구시포라는 브랜드 역시 그런 과정으로 키워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그 과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성장하기까지 하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아주 작은 브랜드이지만 저희의 스토리가 누군가에겐 영감이 되고 시작의 방아쇠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티구시포의 탄생 과정이 담긴 창업 스토리를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대충 정한 꿈과 샤프심 학점

2. 처음 겪는 왕따 그리고 꿈

3. 시작, 도전, 실패, 그리고 다시

4. 학생이 교수에게 돈을 빌린다고?!

5. 우연으로 시작된 공동창업자와의 창업

6. 과거의 인연이 내려준 생명의 동아줄

에필로그. 티구시포는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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