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by 여지나


서랍 속 낡은 오르골

핑크빛이 누렇게 바래도록

오랜 시간 머물렀다.


태엽을 감으면

속삭이듯 연주하는 발레리나의 노래


서랍 속 세상을 깨운다.


작고 투명한 구슬

반쪽이 된 형광색 지우개

녹이 슬어버린 반지


빛나는 세상의 끝에서

발레리나의 시간이 멈추면

삐걱이는 서랍을 닫는다.


어제와 오늘 사이의 무지개

그 너머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