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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Feb 23. 2022

뭘 잘못한 걸까요

2022년 2월 22일에 발매된 장기하의 EP 앨범, 공중부양

'장기하와 얼굴들'이 아닌 '장기하'의 새 앨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여전히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로 장기하를 기억하는)

대단히 장기하스러운 노랫말과 멜로디가 담긴 앨범.



살아가고 떠나보내는 것에

남들보다 조금은 더 예민한 사람이라면,

'공중부양'의 앨범 속 첫 번째와 다섯 번째 트랙을 듣다가

멍하니 마음속 무언가가 진동한다는 걸 느낄 수도 있을 거다.


평상시에 쓰는 편안하고 쉬운 언어들로

그러한 마음의 진폭을 만들어내는 것이 장기하라는 음악가의 음악,

어쩌면 작가로서의 시이거나 장기하 개인의 일기장 속 한 페이지일 수도 있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WK7qh4NYj40


내가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과는 아예 다른 얼굴
영화 속의 반전이라고 하기에도
이렇게 저렇게 끼워 맞춰 봐도
들어맞지 않는 얘기
만약 내가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달랐다면
뭐라도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
언제쯤 그만둘 수 있을까요

만약 내게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만약에
나에게 잘못한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당신을 만난 거겠죠


https://www.youtube.com/watch?v=tAXJYf6J37M


계절이 바뀌어도
바람이 불어 가도
나뭇잎이 떨어져도
사람이 머무르다가 떠나가려 할 때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냥 나만 하루 종일 나만
나의 마음만 바라보다 나는
나의 곁에 있던 마음들을 죄다

떠나보냈다 생각하며 잠이 드네




"뭘 잘못한 걸까요"와 "다"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듣다 보니,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 떠오르지 않을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fWtiOwg6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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