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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헌 Jul 09. 2022

여로(旅路)

소소한 추억 여행기

99. 나는 학보사를 들어가기 위해 태어났다, 1985


대학을 갈 수 있을지 몰랐을 시절, 

한문선생이 알려준 덕에

문학소년인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들어가면 대학신문에 들어가려고 했었다.


돌이켜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이 좋아 한자도 일찍 깨우쳤으니

내 꿈이 기자 혹은 시사만화가였던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어려운 시험을 뚫고 들어간 그 곳은

들어가자마자 내 세상이었다.

숫기 없고 소극적이던 학생은

나를 알아주고 능력을 키워주는 동아리에서

성격도 바뀌고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그때가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 중의 한 페이지였다.

처음에는 사진기자로 발령받아

시위 현장도 많이 나갔다.

동기들과 추억도 많았고

80년대 중반 전두환 폭정에

오죽하면 우리의 동아리 주제가는 

산울림의 '청춘'이었다. 

당시 신문에 썼던 자료사진을 아직도 갖고 있다. 아마도 어디 잡지에서 오린 사진 같다.

"언젠간 가겠지~푸르른 이 청춘..."

서러운 곡조와 가사가

우리의 어두운 현실과 맞았나 보다.


가난한 대학생에게 장학금도 주고 원고료도 주었으며,

기자라는 꿈을 더 꾸게 만들어 준 추동력의 학보사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기사와 편집을 자랑했다.

학과는 등한시한 채

대학 4년을 저당 잡혔던

새내기 시절의 일장일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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