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추억 여행기
106. 구마모토에 대한 양가적 감정, 2019
구마모토熊本는
규슈 아래쪽에 있다.
신칸센 구마모토 역에 내리면
생각보다 조용하고 아늑해
새삼 분위기에 놀란다.
도농복합 시라 할만하다.
여행과 일로 두세 번 갔는데
왠지 푸근하다.
그러나 속속들이 알다 보면
불편함도 있다.
그래서 구마모토가 특별하다.
구마몬, 말, 아소산,
구마모토 성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구마모토 성이다.
지진으로 무너져 아직까지
복구 중인 아름다운 성이지만
우리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가등청정.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
조선침략의 선봉장인
그가 바로 이곳의 주인이다.
구마모토 다이묘였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에 띄어
출세한다.
임진왜란 초기 선봉에 섰으며
유명한 고니시 유키나가와 경쟁했다.
불국사 경봉국을 불태운 이도 그이며
조선 호랑이를 많이 잡은 것도 그이다.
울산 왜성을 축조해
조명연합군에 포위되어
시체를 먹고 말의 피를 먹은
장군이 또한 그이다.
돌아가서 구마모토 성에
집착증일 정도로 우물을 많이 팠던
일화의 주인공.
그래서 구마모토 성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양가적 감정을 갖게 한다.
구마모토는 또 만화의 본류이다.
남쪽 지방과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싶겠지만
옛날 대본소 만화 유통 중간 기착지라서
수많은 만화 유통 도매점이 있었다.
그 덕분에 유명한 만화가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피스의 오다 에이치로도 이곳 출신이며
유명 만화평론가도 제법 있다.
자연스럽게 덕후들이 모여
이론 모임도 있었고
그 모임이 발전해 일본 최초의
'백만 권 모으기 프로젝트'도 이곳이다.
정부와 대학들이 도와 현재는
매우 큰 프로젝트로 진화했다.
덕분에 출장을 두어 번 갔다.
전통과 전원의 풍경도 조금만 나가면
느낄 수 있다.
기차의 나라답게 시골까지
전철이 잘 정비되어 있다.
아소산 근처를 가면 오래된
온천호텔이 있어
정감이 가기도 한다.
곰의 마을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말로 유명해 말고기 요리도 많다.
산과 강과 바다와
정취와 문화가 있는
매력의 구마모토,
규슈의 숨은 진주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