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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Surplus Square Aug 25. 2023

이베르드롤라(Iberdrola)

에너지 전환을 이끌다. 

*현재 집필 중의 에너지 관련 책에 포함될 기업 부분을 간단(?)하게 소개 (책에는 CEO 이야기를 조금 더 심도있게 다룰 생각)


이베르드롤라(Iberdrola)와 이그나시오(Ignacio)


1. 들어가며

 스페인에 위치한 전력회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금 더 엄밀히 말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외국의 전력회사를 알지 못한다. 굳이, 알자면 안좋은 의미로 도쿄전력(TEPCO)를 기억할뿐이다(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의 원인이 되는 일본의 전력회사). 


 우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전기를 쓴다. 아무생각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현대 문명과 과학기술 발전의 축복이나 그 사실을 너무 빨리 잊어 버렸다. 우리가 어디에서나 전기를 쓰게 된지 50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사실, 전력산업은 혁신사업이었다. 물론, 100년전에 그랬다. 지금의 일론과 같은 혁명가 에디슨과 슈퍼천재 테슬라의 기술, 그리고 자본과 누적된 혁신이 현재의 전기 시스템을 만들었다(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각설하고, 현재의 전력산업은 재미없고 따분한 누군가 응당 해야하는 산업이 되었다. 수십년 동안 바뀌지 않은, 정체된 상황과 과거에 머문 후진 문화가 재미 없는 산업으로 고착화시켜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은 다르다. 에너지 사용 기준 20%를 차지하는 전기는 탄소배출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에너지 부분의 탈탄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환경에 대한 압력을 단순한 규제처럼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전력 부문에서는 '지속가능성'이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며 탈탄소는 규제를 넘어 거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모두가 추상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은 30~40년 동안 해왔지만 실제적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불과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남들보다 10년 먼저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이 있다. 바로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이다. 지난 20년 동안, 이그나시오가 CEO가 된 이후 스페인의 2위 전력회사(전세계 20위)에서 규모와 실적이 모두 5배 증가하여 전세계 2~3위(시가총액 기준 760억 유로)의 전력회사가 되었다.



2. 변화의 시작

 이베르드롤라는 2개의 전력회사가 1992년 합병해서 탄생한 기업이다. 합병 이전의 역사는 전기의 역사와 비슷한 170년 정도되지만 현재 브랜드로는 30년 정도된 회사로 볼 수 있다. 이그나시오는 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먼저 읽고 빠른 전환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이그나시오의 성공에 주목한 HBR의 기사에 따르면, '발전, 전력망, 저장을 지속가능하고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전송하는 핵심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한다. 동시 100% 스페인 회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글로벌화를 지향했다. 이를 위해 기존 화석연료 자산과 미디어, 부동산 지분을 매각하고 이사회로부터 5년 동안 120억 유로의 투자(인수, 새로운 벤쳐, 디지털화, 교육 등)를 승인받고 공격적인 전환을 개시했다. 당시 경쟁사는 값비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앞장서는 그와 이베르드롤라를 보고 "정신나갔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공격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내부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위로부터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서 영인된 인물이긴하나 변화가 어색한 전력회사 직원들의 협조 없이는 지속적인 전환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20년 전에는 풍력은 초기 단계였고 태양광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목표로 지향한다는 발상은 기업으로는 대단히 위험했고 심지어 규제 당국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변화에 저항하는 경영진은 은퇴하거나 회사를 떠났으며 내부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했다. 이그나시오는 수백명이 모이는 타운홀 미팅을 주최하기 시작했는데 2시간의 모임이라면 10분은 연설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질문에 답하는 데 할애했다고 한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왜 모두에게 좋은지 이를 반복해서 설명했다고 한다. 이러한 타운홀 미팅은 기업 문화가 되어 지금도 지속한다고 한다(우리나라 전력회사 CEO 중에서 이런 타운홀 미팅을 주도할 역량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전체 전환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난관은 과거의 파란색 로고를 현재의 녹색, 파란색, 주황색 나뭇잎으로 변경하도록 설득하는데 있었다고 한다. 이사회는 과거의 익숙함을 포기하기 싫어했으나 이그나시오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미래를 지향하는 현재의 로고를 관철시켰다고 한다. 



3. 변화의 과정

 이베르드롤라는 석유, 석탄 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했고 2017년 최종적으로 화석연료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또한 비에너지 사업을 정리했으며 국내외적으로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 확장했다. 


 스페인 기업들은 언어가 통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해외 사업을 시작하는데, 그 외의 지역에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베르드롤라는 신용등급이 높고, 규제가 예측가능하며, 법적 체계가 안정적인 국가에 관심이 있었다. 에너지 부분은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장기 신뢰가 가능한 곳에서 사업하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2007년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풍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영국의 스코티시 파워(ScottishPower)를 인수했다. 2008년에는 미국의 뉴잉글랜드와 뉴욕에서 3백만명의 전기/가스 고객을 보유한 에너지 이스트(Energy East)를 인수했으며 성장과 합병을 반복하여 자산 300억 달러 규모의 아반그리드(Avandgrid)를 만들었다. 


 이베르드롤라는 브라질의 자산과 회사를 인수하여 3500만명의 고객에게 풍력, 수력 기반의 전기와 송배전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는 계속 성장하여 최대 발전사업자가 되었다. 또한, 프랑스, 호주, 미국, 영국 등 에너지 전환의 주요 지역에서 풍력 발전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가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하게는 스페인의 인구 절반인 2000만명에 전기를 공급하는 최대 전력회사가 되었으며 수력발전용량 확장과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미터 구축을 통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4. 현재 

 이베르드롤라는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전력회사가 되었다. Corporate Knights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글로벌 100대 기업' 지수에 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유틸리티 중 하나로 선정되었는데, 순위에서 상위 25대 기업에 포함되어 있다. 재생에너지 자산 규모로 중국 외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 중 1위이며(수력 제외), 50대 기업 중 다섯번째로 높은 설비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규제와 불확실성이 심한 전력산업에서 전환과 성장을 이끈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34억 유로의 순이익은 2001년 이후 5배나 증가한 수치며, 주주에게 돌아간 총 수익률은 715%에 달한다고 한다. 수익성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행보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기업의 목적과 비전을 살펴보면 이베르드롤라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목적(purpose)은 "전기에 기반한 더 건강하고 접근성이 높은 에너지 모델을 매일 함께 구축해 나간다"로 정의된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하면

  - 사람들의 안녕과 지구 보존을 위한 노력

  - 전 세계의 진정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

  - 청정 에너지 개발 추진

  - 보다 전기적인 에너지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결심

  - 더 많은 전기 에너지 모델이 사람들에게도 더 건강하다는 신념

  - 모든 사람이 새로운 에너지 모델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망

  - 관련된 모든 플레이어와 협력하여 이 새로운 모델을 계속 구축하고자 하는 열망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베르드롤라는 '재생에너지', '전기'와 관련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이의 중심에는 전력망이 있다.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통합하고 연결하기 위해서는 상호연결된 에너지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가령, 호주 태즈매니아에 건설 중인 수소 및 친환경 메탄올 생산 공장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 외, 최근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 2024년 말 가동을 시작할 발틱 이글 해상 풍력 발전 단지는 총 476MW의 용량에 달하며, 47만 5천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 이탈리아에서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총 용량 약 400MW)를 구축하고 이탈리아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럽투자은행(EIB)과 1억5000만 유로의 녹색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 2023년 4월 27일 오리건주 길리엄 카운티에 위치한 162㎿ac(205㎿dc) 규모의 파콰이윗 필드 태양광 발전소(몬태규 솔라라고도 함)의 상업 가동에 성공하여 오리건주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되었다.   


 여전히, 전체 에너지에서 화석연료는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환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이베르드롤라에게 커다란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베르드롤라는 2023년부터 2035년 동안 47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출처 :

1. https://www.iberdrola.com/about-us/corporate-purpose-values

2. https://www.iberdrola.com/about-us/our-company

3. https://hbr.org/2020/11/the-ceo-of-iberdrola-on-committing-to-clean-energy

4. https://www.worldbenchmarkingalliance.org/publication/electric-utilities/companies/iberdrola/

5. https://www.atalayar.com/en/articulo/economy-and-business/iberdrola-becomes-worlds-second-largest-electricity-company-terms-stock-market-value/20230226112704181936.html

6. https://www.investopedia.com/articles/investing/022516/worlds-top-10-utility-companies.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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