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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희 May 04. 2024

수학경시반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정답은 그 어디에도 없네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무렵 첫 수학학원을 공부방으로

정했지만 수업 중에 전화가 와서 혹은 다른 학생들이 와서

수업의 흐름이 끊겨서 집중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수학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동네 탓인가?

비학군지인 우리 동네는 원하는 학원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답답함이 차오를 때쯤 한 학원을 지인에게 추천

받게 되었고 두 번째 레벨테스트를 보러 가게 되었다

아들이 다닐 학원은 이곳으로 결정!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판서수업이 아닌

일대일 수업이었고 왕수학문제집으로 개념과 심화를

적절하게 접해볼 수 있는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다

학원에서 2시간 40분이라는 긴 수업시간이 시작되었고

잘 견디고 오는 아들이 대견하였다

그렇게 학원을 3개월 정도 다닐 무렵

국제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반을 개강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학경시반이라?

국내 HME나 성대경시도 아닌 처음 들어보는

APMO라는 경시는 뭘까?

아시아국제올림피아드대회라는데 검색을

해도 그렇다 할 정보도 없었다

경시대회는 어느 정도 선행을 한 후 고민해 볼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이고 선행도

안된 상태인데 경시반이 가능할까? 의심이 들었지만

학원에서는 뇌가 말랑말랑할 때 경시문제를 접한다면

심화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심화문제 푸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좋을 것이고 아이들의 사고하는 생각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며 확신을 주셨다

하지만 경시반은  일주일에 한 번은

 밤 10시가 되는 날도 있었고 보통 9시쯤 집에 귀가하였다

수업시간도 3시간이라 내 아이가 버틸지 의문이었다

벌써 고등학생을 키우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수업시간이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저녁을 먹아야 하는 시간이며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밤사이에 몸을 뉘 우지 못하는 상황이 초등학교 3학년 스케줄과는 전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수학수업 하나로 하루리듬이 흐트러지는 거 같았다

그 시간대에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온다는 것이

탐탁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은 늦은 시간 수학학원만 다녀오면

눈이 초롱초롱 빛나면서 방방 뛰는 모습에 사실 의아했다

힘들어 하기는커녕 잔뜩 성취감을 머금고 온 것 마냥

기분 업이 돼서 돌아왔다

교과서에는 없는 생소한 문제들을 푸는 것이

재미있었던 걸까?

수포자 엄마가 보면 절레절레하게 만드는 괴기한

문제로만 보이는 경시문제들이 내 아들에게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넘치는 흥미로움으로 보이는 듯하다


경시반과 정을 약 7개월 정도 적지 않은 시간이다

교과선행을 해야 할 시간에 경시문제만 접한다는 것이

약간의 불안과 찝찝함이 마음속 한구석에 싹트기 시작했다

뭐 아직은 초3밖에 되지 않았는데 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공부에 내 아들이 흥미를 보이고 문제 하나를 하나를

오랫동안 생각해 보고 작은 성취를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공부머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내 아들은 4학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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