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괜찮은가?
오늘 2학기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불현듯 스치는 생각,
나, 괜찮은가?
이럴 줄 알았지. 어리바리하게 정신없이 1학기를 보내고 나니 어느새 2학기가 되고, 이리 휘청 저리 휘청 거리며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하다 보니 어느새 2학기가 끝났다. 박사과정 절반을 달려온 셈이다. 새삼 내가 대견하고 뿌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이 묘한 감정은 뭘까?
좋으면서도 덜컥 걱정이 되고, 후련하면서도 불안한 복잡 미묘한 감정. 본래 인간에게는 매 순간 양극단의 두 가지의 정서가 내재되는 것일까? 아니면 나만 그런 걸까? 요즘 들어 부쩍 공동체 안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중이다(나만 그렇다는 결론에 도달했을때 드는 생각.)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나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 두서없이 맥락 없는 생각들을 연결 지어본다.
박사코스는 발제도 어렵고 과제도 어렵고 인간관계도 어려운 난이도 최상의 과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학기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연구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가야 할 길이 멀고 어렵고 두렵고 험난하고 때로는 피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본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석사 논문을 쓰면서 깨달았다. 행복한 순간도 불행한 순간도 모두 지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의 터널을 통과하며 매 순간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아프고 성장한다.
2학기 과정이 끝나고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과 후련하다며 서로를 안고 웃으며 헤어졌으나 집으로 돌아가는길, 또 하나의 숙제가 남았다.
‘나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