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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Jan 22. 2024

쌓이지 않는 눈

https://youtube.com/shorts/CMyQtGOEI3I?feature=shared


쌓이지 않는 눈은 소임을 다하지 못 한 것일까? 펑펑 내려서 곱게 쌓이는 눈은 흔하지 않다. 대다수의 눈은 자연의 인도 아래 여러 길가에 착지하고선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불쌍한 것이라 동정할 이유는 없다. 공기를 비행하던 눈들은 지나가는 얼굴을 톡톡 건들며 존재감을 알다. 촉감이고 기억이고 모두 사라질 테지만 인연이란 원체 그런 걸지도.


이름이나 가죽을 남겨야만 꼭 보람진 것은 아니다. 정체 모를 누군가에게 일초의 감각을 선사함이야말로 더없는 일상이다. 내 열을 빼앗기보다는 감싸주는 따뜻함이 내린다면 더욱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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