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하얗기 때문이었을까?
얼굴에 난 주근깨가 유독 도드라져보였던 것 같다.
어렸던 나는 내 얼굴에 난 검은깨들이
기미인지 주근깨인지도 몰랐다.
여러 피부과에 방문해서 상담을 했다.
피부가 좋아지고 싶었다.
그런데, 주근깨가 있다고 피부가 안 좋은 건 아니잖아.
그래도 나는 레이저 치료를 강행했다.
내 주근깨를 치료하고 싶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근깨가 안 보이는 거리에서 거울을 봤다.
거울과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면
주근깨가 너무 잘 보였기 때문이다.
피부에 좋다는 비타민 C도 열심히 먹어보고,
자외선 차단제도 열심히 발라봤다.
그러다 생각했다.
"이 하얀 선크림처럼
내 얼굴도 아무 잡티 없이
그냥 하얘졌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 주근깨로 마음 고생하던 나에게
위로가 되는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살렘 미첼이라는 모델의 등장이었다.
그녀는 주근깨가 많은 탓에 '썩은 바나나'라거나
'치타'라고 놀림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개성적인 외모 덕분에 모델로 캐스팅되었다.
나도 캐스팅되고 싶었다.
그녀가 나타나고
주근깨로 마음 고생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자신감이 없었다.
고등학생쯤 되었을까.
나는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펼쳐보았다.
그속의 나는 유난히 얼굴이 창백했다.
거의 드라큘라처럼 보였다.
그 아이는 그날따라 야외의
강렬한 햇빛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 아이의 그 모습을
눈뜨고는 못봐주겠어서 가위를 꺼냈다.
나는 그렇게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졸업앨범에서 오려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