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유 Sep 25. 2024

I'm 솔로, 모태솔로 so what?

7화 내가 모쏠인 이유

7화 내가 모쏠인 이유 - 외로움을 감당하는 방법(1)


모태솔로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그다지, 외롭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고 생각을 하고

외로울 때는 누군가를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가 있었다.


그 공허는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았고

혼자 있을 때 채워지곤 했다.

혼자서 하는 취미가 많기도 하고 그래서

모태솔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혼자서도 많은 걸 할 수가 있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도 혼자 여행을 다니고

혼자 야구를 보고 혼자 목욕탕을 갔다 오고

혼자서 식당 가서 맛있는 밥을 먹었고

혼자 영화관을 갔고 혼자가 편하다.


가까운 친구라고 해도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면은 신경을 쓰고 맞춰야 하는 게 당연해서

영화 보기까지가 에너지 소모가 많이 닳았다.

친구가 들으면 섭섭해하겠지만

혼자 가서 보고 싶은 영화만 보고 쉬는 것과

친구와 약속을 잡아야 하고

영화를 보자고 해서 영화만 보지 않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시간이 남으면 카페를 가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싶었을 뿐인데

영화는 만남의 명분이 되었고

영화를 볼 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온전히 영화에 집중해서 물도 잘 안 마시는 편인데 누군가와 영화관을 가면은 소통이 되어야 하니

팝콘과 음료를 먹게 되고

집중력이 흐려지기 마련이었다. 또,

보고 싶은 영화는 대중들이 좋아할 영화가 아니었고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좋아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혼자가 편하다.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가 채워지는 사람이 있기도 한편, 좋은 사람을 만나도 마음은 따뜻해지지만

에너지 소모가 되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도 몇 없고

혼자서 다 할 수 있으니까,

그다지 외로움을 못 느꼈는데,



요즘은 이상한 감정이 생겼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이게 외로움인 줄 몰랐다.

친오빠는  AI라며 컴퓨터가 사람의 감정을 배우게 되었냐고 하는데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요즘 들은 이상한 이 외로움은

지금과는 다른 외로움이었다.

혼자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었다.

누군가와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보살핌을 받고 싶은 어린아이는 같은 어린아이가 아닌 감정이랄까?

엥? 30대에 처음 느껴봤다고? 하는데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느껴본 감정이었고

외로움에 연애를 한다는 그들이 이해가 되었다. ‘신중하게 사람을 만나야지’ 해서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외로워서 사람을 만날 수 있겠는데?’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소개팅도 하고  

호감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서

연애를 꼭 할 거야! 는 아니지만

장난으로 내뱉은 오빠의 말처럼

컴퓨터가 사람의 감정을 배운다면 이런 느낌일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애쓰지 않는 인간관계가 연애였으면 좋겠다.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애쓰지 않는 연애가 있는 걸까? 조그마한 행동에 크게 설레고 크게 기대하고

크게 실망하고 다시 설렘을 반복하는 이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불편하고 귀찮은 건 왜일까,

연애를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귀찮으면서도 혼자서는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으로 혼란을 조용히 보내는 요즘이다.


-다음 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I'm 솔로, 모태솔로 so wha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