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제안서는 심플해야 하고, 투자자 기준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첫 글이다.
참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일단 글을 쓰기 전에 잠시 구독자(?)를 위한 개인적인 신상 변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상반기에는 개발사 이사로 있으면서 정규 강의, 특강, 멘토링, 컨설팅, 제안서 작성 등을 진행했다. 지원사업은 7개 신청해서 6개 서류합격을 했으나... 대면에서 광탈을 하는 불운을 겪었다. 아... 물론 필자가 지원했던 2022 재도전 패키지는 최종 선정되어서 사업 진행 중이다. 혹시 본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나 공덕역에 있는 스플라운지에 오시는 분이 댓글 달면 커피 한잔 가능함을 알려드린다.
상반기에 너무나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지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출퇴근하던 이사에서 출퇴근 안 하는 사외이사로 빠져서 외부에서 업무 중이다. 데이원비즈는 데이원밸류엔솔루션으로 전환하여 'NFT가치평가 모델 개발'에 힘을 쓸 예정이다. 물론, 건강 생각하면서...
최근에 투자제안서 작성 의뢰가 들어와서 진행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의뢰한 분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이유는 서로 간의 이해 차이 때문이다. 아... 물론, 얼굴도 안 보고 선입금한 후 한 번도 대면 없이 끝까지 진행한 분도 계시다. 이 자리를 빌어서 심플한 진행에 감사드린다.
아무튼... 오늘은 투자제안서가 필요한 대표님이 참고해야 할 만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투자제안서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만,
또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하다
필자가 2020년 4월 스타트업 투데이에 스페셜 리포트에 기고한 목차를 참고로 해서 이야기하겠다.
https://brunch.co.kr/@conceptnd/79
1. 사업개요
2. 현재 상황과 문제 인식
3. 본사 제품 및 서비스
4. 시장과 시장 변화
4. 경쟁사 분석
6. 자사 전략
7. 투자유치 이유 및 용도
8. 팀 구성
일반적으로 이렇게 나뉘어 있다. 좀 더 세분화해서 목차 정리를 하자면
1. 사업개요 - 회사 소개, 연혁, 사업분야, 성과
2. 현재 상황과 문제 인식 - 서비스가 필요한 원인, 이유, 필요성
3. 본사 제품 및 서비스 - 아이템 빛 서비스 소개, 아이템 개요, 세부 설명
4. 시장과 시장 변화 - 국내외 시장 현황, 시장 규모, 시장 트렌드 및 변화 양상
4. 경쟁사 분석 - 경쟁사 현황, 경쟁사와 자사 아이템 비교 분석, 차별점
6. 자사 전략 - 시장 진입 전략 4P, SWOT, 비즈니스 모델, 단계별 시장 진입, 마케팅 방안
7. 투자유치 이유 및 용도 - 투자유치 이용 용도, + a 투자금 상황 방안
8. 팀 구성
이렇게 나뉘며, PPT 기준 35페이지로 내외로 제작이 된다. 자 여기서 질문... 투자자는 35p 내외의 자료만 보고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당연히 대답은 NO다.
투자제안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결정을 위한 제안서'가 아니라 '투자가 가능할지 판단을 시작하게끔 하는 대.략.적.인 페이퍼'이다. 16부작 드라마로 이야기한다면 1부~2부 정도로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갈지에 대한 시작의 내용인 것이다.
투자제안서는 투자자 설득이지 소비자 설득이 담겨서는 안 된다
투자제안서는 투자자가 투자를 고려할 수 있게 만드는 최초의 설득이다. 그런데 이 글이 종종 변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유는 투자제안서에 있는 아이템 및 서비스에 관한 내용, 마케팅에 관한 부분 때문에 많이 생긴다.
의뢰한 사람 입장에서는 아이템 및 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많이 녹여 넣고 싶다. 그런데 계속해서 내용을 추가하다 보면 '투자하기 좋은 아이템'을 넘어서 '아이템 사용설명서'까지도 넣고 싶어 한다. 마케팅 부분도 마찬가지. 마케팅 방안, 마케팅 채널 선정 방법을 넘어서, 소비자에게 아이템 사용 시 얻는 혜택까지 넣으려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정도 대략적인 내용은 모르겠지만 구체적으로 몇% 혜택까지 넣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즉,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방향이다.
앞서 말했듯이 투자제안서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한 페이퍼이다. 아이템 및 서비스나 마케팅 방안 등이 투자자가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 된다면 말 그대로 뱀에다가 쓸데없는 다리를 다는 격이다. 이는 글의 흐름을 헤처서 설득 강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의뢰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투자제안서를 뜯어보면 답이 있다
투자제안서는 크게 4가지 구성으로 나뉜다.
회사소개서, 아이템 및 서비스 소개와 기대효과, 시장 진입 전략(마케팅) 방안, 투자금 사용 및 회수방안. 그리고 시장 진입 전략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및 수익구조, 그리고 마케팅 전략을 따로 나눌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께서 투자자라고 가정하자. A라는 사람이 들고 온 35페이지 투자제안서를 보고 나서 흥미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까. 바로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투자자: 대표님~ 아이템이 참 괜찮은 것 같은데... 혹시 아이템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와있는 게 없을까요?
그리고 그다음은?
투자자: 대표님~ 이거 수익이 좀 더 어떻게 날지 구체적으로 한번 체크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자자: 그럼 이거 투자했을 때 어떻게 상환될까요? IPO? M&A?
물론 위의 글처럼 순차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투자사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고, 개인투자자일 경우도 차이가 있을 테니... 그런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런 순차적인 라인으로 일어나지 않겠는가? 투자금이 한 두 푼도 아니고 말이다.
투자제안서는 16부작 드라마의 1부~2부
이것은 3부 ~ 16부를 준비하기 위한 스토리라인
투자제안서는 그 자체만으로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투자하고 싶게 만드는, 일종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그 시점. 1부~2부 정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드라마의 초기에는 인물관계도, 세계관 설정, 내러티브 전개 양상을 보여주는데, 투자제안서도 마찬가지다. 회사 소개, 아이템의 방향, 수익구조, 성장 가능성 등을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투자를 타진하게 만드는 초석과 같은 부분이다.
그렇다면 투자를 받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제안서라는 초석을 바탕으로 아이템 및 서비스의 디테일한 설명서를 마련해야 한다. 시장 진입 전략을 확고하게 세우며, 마케팅 방안을 면밀하게 설계하여 소비자 확보 방안에 현실성을 더해야 한다. 더 나아가 투자자가 본 사업에 투자할 시에 어떤 이익이 발생할지까지 설계해 놓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니 투자제안서를 요청하거나 의뢰 시에는, 투자제안서의 설득 구조를 망치는 사족을 달기보다는 투자자가 요구할 법한 것을 체크한 후, 그에 대한 디테일한 페이퍼를 마련하는 것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임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