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현수 Jan 01. 2021

2020 + 1

새해맞이 정산


딱히 회고 같은 걸 해본 적은 없다. 여태껏 그냥 매번 한해 고생했다 내년에도 파이팅 정도만 했었는데. 올해는 뭔가 일이 많았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그냥 일이 많았다. 많은 것들이 멈추는 와중에, 나는 모든 부분에 있어 변화가 굉장히 큰 한 해였다.


Steve, 엔지니어로서

상반기엔 웹 프로젝트, 중반기엔 하이어링에 집중, 하반기부턴 새로운 데이터 엔지니어링 파트의 프로젝트를 맡아 리드해나가고 있다.

전혀 모르던 언어, 기술 등을 공부하면서 실시간으로 현업에 적용해서 프로젝트를 리드해야 되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도 딱 올해 목표치를 채우며 마무리했고 많이 배우고 있어서 이 부분은 즐겁다.

풀타임 재택근무를 1년을 꽉 채웠다. 나와 잘 맞는다. 현 회사에서는 이제 2주년이다.


전현수,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서

코로나19 위험군으로 1월 초부터 나는 남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조심했다. 셀프 방역 하나는 끝내주게 지금도 하고 있다. 누가 보면 젊은ㅅㄲ가 겁나 까탈스럽다고 보겠지만, 나에겐 다른 평범한 사람보다 매우 치명적이라 절대 걸려서는 안 된다. 이런 날 가족보다도 잘 이해해주고 도와준 가까운 사람들에게 참 고맙다.

독일에서의 새해는 나에겐 조금 힘든 기간이었다. 조금은 과한 폭죽놀이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고통스러운 2-3일 정도를 보내게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2년 연속 한국에서 아늑하고 따뜻하게 가족들과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개리를 전담 마크하기 시작했고, 나에게 과하게 애착 중이다. 화장실도 함부로 가지 못한다. 똑똑한데 말은 더럽게 안 듣고, 사람처럼 똥방귀를 뀌지만 이쁜 놈이다. 피부가 매우 예민해서 음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보니 하루 두 끼와 간식 식단이 매일 고민이다.

주변에 서로 너도나도 집돌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집돌이가 아닌 것이 적나라하게 발각되었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집돌이인걸 확인했다. 자가격리는 또 왜 그리 편하고 좋았는지.

이 시국에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이주를 어느 정도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왔다. 나름 정착도 어느 정도 마치고 안정된 상태.

사람을 더욱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내 인맥과 친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증가폭이 컸다.

51Unconference를 통해 처음으로 연사를 하며 굉장히 많은 것들은 경험하고 즐거웠다. 이주와 콘퍼런스를 동시에 하게 된 게 개인적으로 조금 어렵고 준비를 많이 못한 것 같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이벤트.

어렸을 때 즐겨했던 게임을 다시 하게 되었는데, 이 덕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누나의 육아를 도우며 잠재우기와 수유 빼고 웬만한 건 다 할 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1년 목표 같은 건 잘 세우지 않고 살아와서, 들숙날숙했던 지난 한 해 또한 계획의 틀어짐이라는 게 없었다. 애초에 틀어질 게 없었다.



2021년은 이미 예정된 일들과 함께 몇 개의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Steve, 계속 배우는 엔지니어로서

다른 프로젝트들 때문에 얼떨결에 모바일 파트와 업무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상반기 중에 풀리길 기원 중이다.

내 다음 Career Path가 진행 중인데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아직 감이 안 잡힌다. 더 많은걸 관리하게 되면서 약간의 고난과 스트레스가 예상된다. Technical보다 Strategy와 Management에 할애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아지는 한 해가 될 예정이다.

지금 일하는 환경은 조금 열악하다. 매일 침대 모퉁이에서, 개리 집 위에 스탠드를 사용해서 랩탑을 올려놓고 일을 하지만, 이 부분은 아직은 욕심부리지 않을 계획. 상황이 나아지면 카페로 나가서 일하는 걸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전현수, 여전히 평범한 한 명의 사람으로서

여전히 개리는 내가 전담마크. 올 한 해도 큰 트러블 없이 잘 먹고 싸며 건강하게 지내도록 매일 식단관리.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싶은데, 아직은 상황이 쉽지 않다. 어서 락다운 등 상황이 나아져서 다녀보고 싶다.

지금의 소소하고 자잘함을 좀 더 자주 기록하기. 블로그가 됐던, SNS가 됐던. 국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만, 내 사람들은 작년 한 해보다 좀 더 잘 챙기기. 

그리고 지금처럼,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 또 건강하게 사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