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다 글이다
그러니까 닥치는 대로 경험하자
나는 대체로 내 인생을 실패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것은 내 외향적인 성격과 긍정적인 사고방식과는 동 떨어진 성향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 세대에서 물려받은 독특한 무의식이란 것은 영향력이 상당하다. 실패로 본다는 것은 이만하면 됐다는 개념보다는 아직 뭔가 부족해라는 느낌이 강한 것을 말한다.
아직 덜 유명해. 아직 가난해. 벌써 늙었어. 성격이 더 좋아야 돼. 더 착해야 돼. 더 부지런해야 돼. 이런 것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대체로 내 인생이 부족한 것 투성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내 인생은 글감이 너무 많다. 성공한 것보다 실패한 것, 안정적인 것보다 불안정한 것, 강인한 것보다 나약했던 일들이 대게는 소설 감이 된다.
많은 시도와 부딪힘으로 인한 좌절들과 자책들이 다 글로 승화될 재료들이라 생각하니 인생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꽉 찬 기분으로 바뀐다.
작심삼일의 많은 나날들도 한 줄, 한 문단의 글이 되고 실패했던 연애의 기억들은 스토리가 되어 주인공의 삶을 이끌어 나간다.
이래서 인생이란 재밌는 건가 보다. 약자가 강자 되고 처음이 나중 되고 그네처럼 시소처럼 왔다 갔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들에 리듬을 맞출 수만 있다면 우리는 실패도 성공으로 만들 수 있고 인생 자체에는 경험이 있을 뿐 실패는 없다라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