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는 나다
저 사진은 10년 전 내 모습이다
한창 예능 피디 일 하던 시절
지금은 슬리퍼 끌고 동네 어슬렁 거리는 배 나온 아줌마다
겉모습은 많이 변했다
하지만 뇌가 안 변한다
시놉시스를 다섯 번 썼는데 다섯 번 퇴짜 맞았다
보다 못한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하던 예능이 100미터 달리기였다면
스토리 작업은 마라톤이니 체질개선부터 하라 하신다
소금을 뿌리신 거다. 미꾸라지에게.
나는 몸부림쳤다. 따갑고 쓰라리다고
그러다 이제 좀 숨이 죽었다.
영화계 중견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은 미꾸라지인 나에게 소금이었지만
진짜 소금처럼 나를 지켜주리라
나는 추어탕이 될 거다
영양가 많은 추어탕이 되어 사람들에게 몸보신이 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힘내라 미꾸라지여!!! 추어탕이 될 때까지 푹푹 삶아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