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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tumn Nov 25. 2021

제주생활백서

살고 싶은 곳이 꼭 살기 좋은 곳은 아니다

살고 싶은 곳이 꼭 살기 좋은 곳은 아니라는 말에 절감한다. 제주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든 자신이 어떤 성향인가에 따라 살기 좋은 곳이 되기도 하고 살고 싶은 곳으로 마음속에 머물기만 하기도 한다.


최근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에 언급된 제주도가 한국의 하와이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제주도의 관광객 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한 달 살기, 일 년 살기는 더욱 많아지고 있음을 높아진 수요와 연세를 통해 알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가 누군가의 로망이 되고 살고 싶은 곳이 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나에게 제주도는 계속 살아가고 싶고 살기 좋은 곳으로 남기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제주에 살면서 많은 인연들을 만났다. 내가 처음 제주 정착을 생각했을 때 누군가 이야기한 제주를 떠나는 고비가 생각난다. 시행착오를 겪는 1년 차 고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고비 3년 차, 그리고 넘어서 5년이 되면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정착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고비가 있을까? 제주 정착의 애로사항을 함께 토로하던 인연들이 지금은 곁에 없다. 그만큼 제주 정착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제주에서의 행복한 정착을 위한 필수 5가지

1. 나를 알자 :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를 제대로 아는 일이 쉽지는 않다. 제주에서 살고 싶은 이유, 내 삶을 지탱하는 원칙과 방식, 내가 생각하는 행복과 나의 가치관,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사람인지, 외로움은 어떻게 이겨내는지 등등 제주에 정착하기 전 꼭 한 번쯤 내 성향에 대해 들여다 보길 권한다.

나를 알고, 내가 나 자신으로 온전히 살 수 있을 때 사는 곳이 어디든 행복하지 않을까?  

2. 취향을 갖자 : 평소 좋아하고 즐겨하는 취미를 제주에서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들, 그 방향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고 경험하다 보면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게 마련이다. 제주를 사는 데 있어서 그 도전과 용기는 큰 도움이 된다. 외로움을 견뎌내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타인을 만나는 경험이 되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3. 주거와 소득(생계비용)의 마련 :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임금이 낮고 주거비용이 비싼 편이다. 주거비용을 절감하는 내 집 마련이나 내 경력으로 제주에서 기본소득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제주생활의 시행착오 절반은 해결되는 느낌 일 것 같다. 둘 다 없다면, 살다 보니 살아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 : 물가가 비쌈에도, 습한 기후에도, 불편함이 많아도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으로 제주살이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5. 여행하듯 살아보자 : 살다 보면 그곳이 삶의 터전이 되고 팍팍한 일상이 쳇바퀴 구르듯 반복되곤 한다.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일상에서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은 나만이 가능하다. 여행하듯 새로운 풍경과 사람을 만나는 일을 일상화하는 것, 여행하듯 제주를 살아보기를 권한다. 나는 아직도 내가 모르는 제주의 곳곳에 숨겨진 비경과 장소, 가보지 못한 오름, 관광지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렌다.  


내가 제주에서 단점으로 느껴졌던 것 들의 변화

1. 기후 : 바람과 습함의 불편함은 살다 보니 익숙함으로 무뎌짐

2. 쇼핑과 택배비 : 물욕이 있는 나에게  알맞은 곳!

3. 낮은 인프라 : 아직 큰 병이 없어 불편이 적은 의료 부분과 문화생활의 갈망이 크지 않음

4. 밥벌이의 한계 : 대기업이 없고 월급이 적은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음

5. 육지와의 거리 : 이 부분은 가장 원했던 부분이었고 자기 객관화를 얻을 수 있었음

6. 외로움, 좁은 인간관계: 내 취향이 더 단단해졌고, 소셜 모임을 통해 해소했으나 사람을 만나는 것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나는 코로나 덕분에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의 관점이 바뀌었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 제주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너무 소소하게 많아서... (줄임)


도시의 삶에 지쳐서,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어서 등등 저마다 제주에 정착하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모두 살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글이 제주 이주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닿아 살고 싶은 제주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모두가 제주에서 안녕히, 잘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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