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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준 May 16. 2019

서비스를 "진짜로" 성장시키는 지표 찾기

여러 팀이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하여


안녕하세요? 카닥에서 일하는 지원준입니다. 저는 팀원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덕트 매니저입니다. 그리고 서비스와 제품을 표현할 수 있는 지표는 정말 많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방법도 그만큼 많습니다. 간단하게는 MAU(Monthly Active Users), DAU(Daily Active Users), 회원 가입 수 부터 시작해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D1/D7/D30 Retention Rate 등 끝도 없죠. 미국의 유명 VC a16z 는 스타트업이 측정할만한 16가지 지표에 대한 글을 별도로 쓰기도 했습니다.


비즈니스와 디자인, 개발의 교차점에 서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로써, 제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때 어떤 지표를 보아야 하는지는 늘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비즈니스 사이드만 고려하면 서비스의 사용성과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고, 디자인이나 개발 사이드만 고려하면 사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디자인, 개발 측면에서의 조건들을 충분히 만족하며, 서비스가 진짜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지표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 라는 단어를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이 글은 Reforge 의 글, Amplitude 의 글, Casey Winters 의 글, Kerry Jones 의 글, Sean의 글, Andrew Chen 의 글, 그리고 AB180 과 Amplitude 가 진행한 North Star Metrics 세미나를 기반으로 제가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지표란 무엇일까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한 바를 정리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서비스를 진짜로 성장시키는,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란?


북극성 지표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제가 가장 소화하기 좋았던 정의는 바로 "북극성 지표는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반영된 지표다." 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제품, 서비스의 전략에 부합하며, 매출에 선행되는 지표이면 더 좋습니다.


그냥 '매출' 로 북극성 지표를 정해버리면 안될까요? 매출이 서비스/제품을 위해 좋은 지표가 아닌 이유는 지나치게 비즈니스 측면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비즈니스와 관련 없는 일회적인 행동으로 매출이 늘어날수도 있죠. 또한 매출은 Actionable 하지 않습니다. 매출을 위해서 뭘 해야하는 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의 예시


Amplitude 의 글에선 서비스를 크게 Attention / Transaction / Productivity 라는 분류로 나눕니다. Attention 서비스에 속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라면, "유저 당 스트리밍 시간" 이 될 수 있습니다. Transaction 서비스에 속하는 숙박 예약 서비스라면 "숙박 예약 수" 가 될 수 있겠죠. Prdocutivity 에 속하는 회계 서비스라면, "기입된 장부 수"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를 정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들


1. 고객 가치의 전달 시점에 대해 고민해보기


북극성 지표를 정하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이 글에서는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 에 대해서 더 깊게 파고들어 보라고 추천합니다. 글쓴이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예를 듭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가 "주별 주문 수" 를 북극성 지표로 삼는 것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만약 마케팅 팀에서 북극성 지표를 증가시키기 위해 새로운 지역에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했다면? 해당 지역을 커버하기 위해 운영 팀에서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주문은 늘었지만 '배달이 완료된 주문' 의 숫자는 충분하게 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배송 지연으로 인해 고객 불만이 폭증할 수도 있죠. 한 팀에서 북극성 지표를 증가시키기 위한 행위가 다른 팀과 일치되지 않은 것입니다. 조금 더 가치의 전달 시점에 깊게 들어간 지표는 앞서 말했듯, "주별 배달 완료된 주문 수" 입니다. 만약 더 깊게 들어간다면? "주별로 배달이 완료된 후 만족 후기가 남겨진 주문 수" 로 설정을 할 수도 있겠죠.


2. 무조건 한 가지만 있거나,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기


Casey Winters 의 글에서는 북극성 지표를 잘못 활용하면 '단 하나' 라는 허상에 사로잡혀, 지표를 지나치게 단순화 시키고 비즈니스의 다른 측면을 무시할 위험이 높다고 말합니다. 예시로 핀터레스트는 WARC(Weekly Active Repinner OR Clicker) 라는 지표를 북극성 지표로 삼았었다고 하는데요. 핀터레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Repin, 혹은 Click 이라는 두 행동을 하나의 지표에 묶어 놓았습니다. 둘 다 모두 핀터레스트에게 아주 중요한 행동이지만, 이를 한 지표로 합치는 바람에, 어느 한 쪽이 올라가면 지표가 달성되니, 다른 한 쪽을 상대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경향성이 제품팀 내에 생겼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글을 보고, '그렇다면 북극성 지표 내에 두 가지 이상의 지표가 합쳐져 있는 것은 무조건 안 좋은 것인가?' 에 대한 의문점이 생겨 AB180 과 Amplitude 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어떻게 보면 원론적일 수도 있지만 중요했습니다. '그때 그때 다르다. 북극성 지표는 어떤 프레임워크일 뿐이고, 이것을 어떻게 쓰냐는 여러분들이 정의하기에 달렸다. 만약 당신의 비즈니스가 두 가지 이상의 지표에 충분히 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이는 1번에서 인용한 글의 내용과도 이어집니다. 북극성 지표는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고, 비즈니스의 변화나 케이스에 따라 계속 적용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적용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바꾸면 되죠.


북극성 지표 사용하기


북극성 지표를 정의하고, 사용하는 절차는 크게 3단계로 나뉩니다.


1. 북극성 지표의 조건에 부합하는 지표 정의하기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에 대해 이야기해본 후, 매출에 선행하는지, 제품 전략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고 하나의 지표를 정하면 됩니다. 이를 정할 때 고객 단위로 정의할 것인지, 거래 단위로 정의할 것인지, 시간의 단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석도 같이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앞서 말했듯 더 깊에 파고 들어 보면 금상첨화겠죠. Reforge 의 글에선, 북극성 지표는 매출에는 선행하지만, 일종의 점수판이자 결과 지표(Output Metrics) 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마치 농구 게임에서 스코어 보드가 따로 있지만, 이 스코어를 위해선 개별 전략과 행동이 필요한 것 처럼요.


그림1 출처: https://www.reforge.com/blog/north-star-metric-growth


2. 북극성 지표를 달성할 수 있는 투입 지표 (Input Metrics) 정의하기


북극성 지표를 정의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투입 지표들을 고민해 볼 차례입니다. 제품/마케팅/세일즈 측면에서 나누어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사용자 흐름에 따라 퍼널(Funnel) 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a16z 의 Andrew Chen 의 글에서는 서비스의 큰 사이클을 Acquisition Loop 와 Engagement Loop 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관점이었는데요, 새로운 사용자가 제품 내에서 어떤 동기를 통해 다른 신규 사용자를 불러 들이는지와 기존 사용자가 어떤 동기로 다시 사용하게 되는 지에 대해 집중한 개념이었습니다. 이렇게 투입 지표를 여러 개념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otify 를 예시로 쪼개 본 지표입니다.


그림2 출처 : https://www.reforge.com/blog/north-star-metric-growth


북극성 지표이자 Output Metric 인 '음악 재생 시간' 을 늘리기 위해 Input Metrics 으로써 기존 유저를 다시 불러오거나, 세션 당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정의했습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세부적으로 투입 지표들이 쪼개질 수 있겠죠. Amplitude 의 글에서는 투입 지표들을 설정할 때 고려하면 좋을 사항들을 4가지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넓이(Breadth), 깊이(Depth), 빈도(Frequency), 속도(Efficiency) 입니다. 단어와 예시만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아래와 같이 질문에 대답해 보면 투입 지표를 더 잘 설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Breadth : 넓이, How many active users are engaging?

- Depth : 깊이, What level of engagement are they reaching?

- Frequency : 빈도, How often does each user engage?

- Efficiency : 효율, How fast does each user succeed?


Spotify 의 예시를 계속 사용해 보자면, 스포티파이 북극성 지표를 위한 투입 지표 (Input Metric) 는 다음과 같겠죠. AB180 과 Amplitude 의 세미나에서 나온 예시입니다.


- Breadth : Listeners (# of trial users, # of premium subscribers)

- Depth : Content engagement (# of hours per session)

- Frequency : Listening Frequency (# of sessions per week)


넓이(Breadth) 는 트래픽, 거래를 행하는 유저의 수라고 볼 수 있겠고, 깊이(Depth) 는 그런 트래픽, 거래 건들이 얼마나 깊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빈도(Frequency) 는 얼마나 자주 상호작용하는지, 효율(Efficiency)은 얼마나 빠르게 상호작용이 이루어 지는지에 대한 지표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투입 지표(Input Metrics)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들 정하기


투입 지표를 결정했다면, 그러한 지표들을 높이기 위한 행동들을 정할 차례입니다. 투입 지표가 어느정도 뾰족하게 잡혔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은 비교적 명확하게 나올 것입니다.


아래 그림3 에서 볼 수 있듯, 넓이(Breadth) 를 위한 투입 지표를 신규, 혹은 다시 돌아온 유저의 수로 정했다면 신규 유저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최적화 한다던가, 이탈된 유저에게 쿠폰을 줘 다시 돌아오게 만든다던가 하는 행동(Product Intiatives) 들이 나올 수 있겠죠. 이는 일회성일수도, 아니면 지속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Amplitude 에서 만든 예시를 보시죠.


그림3 출처: https://amplitude.com/blog/2018/03/21/product-north-star-metric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측면에 따라 투입 지표를 나누었으며, 투입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등들을 적어 두었죠. 저것들을 모두 다 할 수도 있겠지만, 투입 지표 중 달성 가능성과 효과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중요한 것 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북극성 지표는 제품/서비스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지금까지 북극성 지표(North Start Metrics) 란 무엇이고, 북극성 지표가 가진 함정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해 여기까지 제가 정리하고 고민하면서 느낀 바는, 북극성 지표도 결국엔 제품과 서비스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관점 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제품 로드맵을 만든다던가, 혹은 다양한 조직 간에 일치되는 목표를 설정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북극성 지표가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반영한 완벽한 지표라는 환상을 가지면 분명 구멍이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그렇듯,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목표는 변할 것이며, 설령 북극성 지표를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끊임 없이 검증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북극성 지표를 대하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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