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혜화의 시민들은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by. 송송
“야동을 본 적이 있으세요?”
올해 6월, 강남역과 대학로(혜화역)에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야동”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단순한 시청 여부를 뿐만 아니라 주로 시청하게 되는 경로와 ‘국산야동’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을 걸쳐 이제 그 내용을 공개합니다.
“야동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높은 비율로 그렇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주로 야동을 보게 되는 경로는 순서대로 전문사이트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그리고 웹하드가 높은 비율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최근 들어 문제제기가 많아지고 있는 텀블러는 남녀 각각 10명도 안 되는 숫자에 그쳤습니다.(설문조사 날짜 기준)
포르노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는 “‘국노’라는 단어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외로 여성이 남성보다 ‘알고 있다’라는 대답을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국노’(국산 노 모자이크)‘라는 단어를 남성이 더 많이 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강남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는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설문조사를 위해 했던 질문과 결과를 보면서 몇몇 분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이런 질문 다 하지 않나요?”
“평소에도 가까운 사람들끼리 야동 보냐고 물어보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누구나 야동을 검색해서 본다’는 전제 하에 너무나 당연하게만 여기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전에 우연히 포르노사이트 또는 SNS에서 돌아다니는 영상을 보고 나서 다른 비슷한 영상을 보았던, “국산야동” 카테고리 안의 영상이 궁금해서, 또는 ‘국노’로 시작하는 영상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만 보았던 경험. 한 번씩 있지 않은가요?
매번 이야기하는 <국산야동은 없다. 그것은 누군가의 피해 영상이고 그것을 보는 당신은 또 다른 가해자입니다>라는 문장.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당연하게만 여기는 선에서 끝내서 안 됩니다. 피해영상이 ‘야동’이라는 이름으로 엉뚱하게 ‘취향’으로 소비되어 버리고, ‘야동’이라는 이유만으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현실에서 “당신은 야동을 보나요?”라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웃으면서 가볍게 이야기하거나 넘겨들었던 것들은 피해자에게는 무거운 이야기입니다. "1 Click is 2 Many", 한 순간의 클릭도 너무 많습니다. 설문조사 당시 강조했던 이 슬로건처럼 ‘이 야동, 보고 싶다.’는 찰나의 의식, 항상 경계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