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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am Me May 03. 2021

결혼 적령기 여자라는 페널티

내가 잘 못한 게 없는데 잘못한 사람이 되는 매직

"결혼했어요?"



이직 면접에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 후 처음 받은 질문이었다.


"미혼입니다"


직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리고 아까 결혼 질문을 한분이 다시 질문했다.


"결혼했어요?"

이때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한번 " 결혼 안 했습니다 " 대답했다.



이어진 다음 질문은 "이 회사를 얼마나 오래 다닐 계획이에요" 였다. 결혼 적령기의 여자인 내가 결혼하면 금방 관두지 않겠는가를 겨냥한 질문임이 파악됐다.

결혼과 연관되지 않은 내용으로 답변을 했고 면접관은 '내가 궁금한 건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다른 면접관이 질문을 했다.



"결혼 계획도 없는 거예요?"



그때부터 와락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결혼 적령기"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약자가 되었다. 내가 이들에게 피해 준 것도 없는데, 나는 이들 앞에서 문제 될 소지가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답변했다,

"당장 결혼계획은 없다.

지금 회사 계속 다니다가 결혼 준비하면 오히려 편하다, 오래 다닌 직원이니 편의도 많이 봐준다.

결혼을 하고 금방 관둘 생각이 있다면, 8년을 다닌 직장에서 결혼하고 몇 개월 더 다니다 관두지 않겠느냐

고작 1,2년 더 일하다 관둘 생각으로 이직을 하기엔 새로 적응해야 되고, 배워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나는 장기적 관점으로 이직을 하는 것이다."


결혼 질문만 네 번을 한 그들은 내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30분짜리 면접이 끝났다.





허탈했다. 결혼 공격이나 받으려고 내 소중한 반차를 쓴 것인가.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혼인신고 및 출산율 저하 문제가 피부로 느껴졌다. 이제 나의 일이 된 것이다.

업무로 평가받지 못하고 결혼 적령기라는 이유로 문제아가 된 이 느낌이 너무 비참했다. 주말 내내 얼마나 우울하던지.

나를 면접 본 대표님은 여자분으로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 출산 후 몸이 약해져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가지다 사업을 하게 되었다. "

워킹맘이면서 단순 직장인이 아닌 사업까지 하는 이 대표를 보고 롤모델을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라 부 마음으로 면접을 갔었다.


여기엔 내 롤모델이 없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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