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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세계여행?

프롤로그 [prologue]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편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 나의 직장생활도 그러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을 마쳤지만 보람이 없을 때나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이 있을 때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퇴사 욕구가 일렁이곤 했다. 그렇지만 내가 퇴사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다시 시작하기 충분한 나이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이 더 흐르면 다시 시작하기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시작하기 어려운 나이란 없다고 생각하지만, 취업시장은 그렇지 않다. 흔히들 나이에 '마지노선'이 있다고들 했고 나는 그 마지노선의 나이에 있었다. 그래서 다른 업종으로 이직을 위해 퇴사를 했다.


그렇기에 여행의 시작은 퇴사 후 간단한 기분전환 같은 거였다. 워라벨이 안좋기로 유명한 이전 직장에서 맘편히 쉬어본적이 없었기에 여행을 통해 혼자만의 휴식을 가질 작정이었다. 1년 3개월만에 온전히 시간은 나의 것이 되었고 잠시 누리다 돌아와 취업준비를 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며 '지금이 아니라면 못할거야'라는 마음이 울렁였고 조금만 더 가보자, 조금만 더 가보자하다 세계여행을 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어쩌다보니 세계여행이 되었다.


코스는 여행을 하며 즉흥적으로 정했다. 아예 생각치도 못한 곳에 가기도 했고 예전부터 가고 싶었으나 엄두내지 못한 곳에도 갔다. 그럼에도 코스를 정할 때 기준은 있었다.


첫번째는 '접근성'이다. 캐나다 토론토를 가기로 마음 먹고 토론토 다음 코스로 뉴욕을 정했다. 토론토에서 50달러 내외면 버스를 타고 뉴욕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친지방문'이다. 갑자기 뉴질랜드와 캐나다를 일정에 추가한 것은 그곳에 사촌오빠와 친구가 살고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집으로 가는 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이동했다. 마지막 코스로 러시아를 정한 것도 모스크바에서 연해주까지 오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타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돈이 아슬아슬하게 떨어질때까지 여행을 계속했고, 마침내 돈이 한푼도 없어졌을 때 인천에 도착했다.


앞으로 브런치에 여행일기를 연재해보고자 한다. 여행 내내 손에 쥐고 있던 필름카메라와 매일 밤 써내려가던 일기를 이용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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