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반에 깨서 두 시간 멍때린 새벽 세시 반
한 편의 악몽을 꿨다. 끔찍했고, 너무 화가 나서 폭력을 행사했다.
잠에서 깨서 긴장한 온 몸을 느꼈고 너무 생생해서 화가 가시질 않았다. 꿈 속 내 행동을 돌이켜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며 애플워치 심호흡을 5분 하고 멍을 때리다 노트에 글을 좀 적어보고 넷플릭스 명상 영상을 틀고 요가매트에 누워 명상을 했다. 좀 나아졌다. 그래도 앙금이 남아 이렇게 글을 써서 푼다.
딸이 폭력을 당했다. 상대방은 여성이었고 내가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다가가자 집으로 숨었다. 불꺼진 집으로 따라 들어가 집요하게 잡아 끌고 얼굴을 묵사발로 만들었다. 나는 왜 딸을 챙기기보다 복수를 먼저 택했을까, 하고 잠에서 깨서 가장 먼저 생각했다. 원래 난 폭력적인 사람이 아닌데.
얼굴을 묵사발로 만들었다.
꿈이니까 진짜 얼굴을 묵사발로 (폭력행사 없이) 변화시킬 순 없었을까.
그렇게 하면 내 화가 풀렸을까.
요즘 자주 악몽을 꾼다.
악몽은 잊으면 그만이나 몸에 조금 남는다.
그걸 털어버리려면 이렇게 써서 싸서 내버려야 할 것 같다. 간만에 오늘의 멍상을 마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