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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룡 May 26. 2023

대단한 걸 하진 않고요,  상처는 받아요

요즘 드라마 촬영 통제로 인한 일들이 여기저기 많이 생기고 있다.

우리 드라마 이름이 주는 무게를 직접 느끼고 있는 스탭들 보다는 일일 알바로 나와 통제를 도와주는 분들의 순간적 판단 미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기에 나는 꼭 <친절한 안내>를 수시로 강조시킨다.


몇 번 얘기했다시피 개인적으로 나는 배우의 초상권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사진촬영을 엄격히 통제하지 않는다.

또 구경을 하시는 분들도 앵글에 걸리지 않는 한 해산을 부탁드리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이 많이 몰려 있을 때 신경쓰는 건 소음, 안전 인데, 내가 부탁하는 건 슛 들어갈때만 조용히 해주세요. 통행하시는 분들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한쪽으로만 계셔주세오. 딱 이 두가지이다.



하필이면 학원가와 아파트단지 근처가 촬영지였고 하교시간+ 학원시간의 콜라보로 너무나 많은 인파가 모였다.

너무 통행로의 한 가운데서 구경을 하시길래 안전상의 이유로 조금만 나와주실 수 있으시겠나고 부탁을 드렸었다.


- 내가 알아서 해. 뭐 대단한 걸 한다고


그동안 수많은 항의, 민원, 욕을 들어왔지만 경멸에 가득찬 눈빛과 말투에 며칠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길을 막는 행위 자체에 대한 민원은 무조건 우리의 잘못이기에 몇번이고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드릴 수 있었는데

직업 자체에 대한 무시와 경멸은 나에게도 너무 큰 상처였다.


그 와중에도 작품에 피해를 입힐까봐 티도 못내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대단한 걸 한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고.

다만 큰 상처를 입었다고


인터넷 상에서만 조그맣게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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