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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22. 2021

싫어하는 마음 없이, 좋아하는 마음 없이.

스스로 새장을 만들고 그것이 자유라고 믿었던. 

어떻게 그런 식으로 내게 말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는 거지?


내가 좋아하지 않는 투의 말이나 행동, 생각을 하는 사람들, 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이나 장소는

만나지 않거나 접하지 않거나 가지 않으면된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지 않는 자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좋아하는 장소만 가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자유였다.


그리고 차츰 나의 세계는 좁아졌다.


만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행여 그들이 나의 잣대에 벗어나면 또다시 가차없이 선 밖으로 내보냈다. 갈 수 있는 장소도 더 엄격히 제한되었고 몇 몇 장소 외에는 어딜 가도 불편해졌다.


나는 스스로 새장을 만들고 나를 가뒀다. 그것이 나를 위한 자유라고 굳게 믿고 그것이 더없이 높이 쌓인 돌담인 줄 모르고.


몇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시며 우리는 그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래. 맞아. 그랬어. 나도 그래.


사실은 "좋고 싫음"이 없어야 함을 안다. 지금 여기에는 그저 있는 그대로가 있을 뿐. 그것이 좋은가, 싫은가는 판단하지 않는다. 주어지는 일을 하고, 그 결과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그 머리로 아는 것을 가슴으로 내리기 위해 매 순간 삶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와 굳건한 에고를 향해 부딪혀 부서진다.


하나의 파도가 사라지고 그 다음 파도가 쉴새 없이 밀려와 나를 깎아낸다. 두 눈 부릅뜨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언젠가 이 모든 굳건한 바위가 반짝이는 모래알이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싫어하는 마음없이좋아하는 마음없이오늘도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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